특수지 대신 일반 판지, 습기에 약해
원대연기자 yeon72@donga.com
군이 48년간 규격에 맞지 않는 탄약보관통을 납품받고도 몰랐던 것으로 드러났다. 감사원은 탄약이 물이나 습기에 노출될 우려가 있다며 국방부 장관에게 보완 대책을 수립하라고 통보했다.
감사원은 3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탄약 조달 및 관리 실태’ 감사보고서를 공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감사원이 지난해 말부터 올해 1월까지 육군 탄약지원사령부에 의뢰해 탄약지환통(보관통) 5종, 총 31개를 품질 검사한 결과 31개 모두 규격에 맞지 않게 제작된 것으로 드러났다.
탄약보관통은 탄약을 오랜 기간 비축할 때 외부 충격과 습기·결로를 막기 위한 통이다. 여러 겹의 종이, 아스팔트를 겹겹이 쌓아 만든다. 국방규격에 따르면 탄약보관통은 알루미늄 포일 1개 층, 크라프트지(잘 찢어지지 않아 포장용지로 사용되는 갈색 종이) 5개 층(이중 크라프트지 2장, 아스팔트 크라프트지 1장), 아스팔트 6개 층으로 만들어야 한다.
감사원이 탄약보관통 제조업체 2곳을 확인한 결과 한 업체는 1973년 이후 모든 탄약보관통을 규격에 맞지 않게 제작해 군에 납품한 것으로 드러났다. 감사원은 국방부 장관에게 보완 대책을 수립하라고 통보했다. 방위사업청장에게는 하자 보증 기간 내 탄약보관통 대체 납품을, 이를 만든 업체에 대해서는 입찰 참가 자격을 제한하는 방안을 마련하라고 통보했다.
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