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51) 현대차그룹 회장이 양궁 3관왕 안산(20·광주여대)의 정신주 지주 역할을 톡톡히 했다. 숏컷 페미 논란 등으로 자칫 흔들릴 수 있는 안산을 돕기 위해 노력했다.
안산은 지난달 30일 일본 도쿄 유메노시마 양궁장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양궁 여자 개인전 결승전에서 엘레나 오시포바(러시아올림픽위원회)를 슛오프 끝에 세트 점수 6-5(28-28 30-29 27-28 27-29 29-27 10-8)로 꺾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단체전과 혼성전에서 금메달을 딴데 이어 3관왕이다.
정 회장은 안산에게 해바라기 꽃다발을 전달했다. 안산은 시상식 후 정 회장 목에 금메달을 걸어준 뒤 눈물을 흘렸다. 정 회장은 안산 어깨를 토닥이며 격려했다. 전날 KBS 1TV가 공개한 영상에 따르면, 정 회장은 안산에게 “다리 뻗고 자, 오늘은. 다리 뻗고 자. 너무 고생 많았어”라고 했다.
안산은 개인전을 앞두고 페미니스트 논쟁에 휘말렸다. 일부 남성 커뮤니티에서는 짧은 헤어스타일과 여대 출신 등을 이유로 안산을 페미니스트로 규정하고 비난했다. 특히 안산이 과거 인스타그램에 ‘웅앵웅(웅웅 거리는 소리)’ ‘오조오억년(아주 오랜 시간)’ ‘얼레벌레’ 등 일부 여성 커뮤니티에서 한국 남성을 비하할 때 사용하는 단어를 썼다고 지적했다.
정 회장은 개인전이 열린 30일 오전 6시30분께 장영술 협회 부회장에게 문자를 보냈다. 안산에게 연락을 해도 좋을지, 혹여 부담을 더 주지는 않을지 조언을 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장 부회장이 ‘괜찮을 것 같다’고 하자, 정 회장은 안산에게 전화해 “믿고 있으니 경기를 잘 치르라”고 격려했다.
안산은 “아침에 회장님께서 전화 주신 게 갑자기 생각나서 울컥해 조금 울었다”며 “회장님의 격려 말씀 덕에 가벼운 마음으로 경기장에 올 수 있었다”고 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