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여자 배구대표팀에 두려움이 사라졌다. 필승을 각오로 준결승전에 임한다고 이구동성으로 출사표를 던졌다.
스테파노 라바리니 감독이 이끄는 한국 여자 배구대표팀은 4일 도쿄 아리아케 아레나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여자 배구 터키와의 8강전에서 3-2(17-25 25-17 28-26 18-25 15-13)로 역전승을 거뒀다.
한국은 2012 런던올림픽 4위 이후 9년 만에 올림픽 무대에서 4강에 진출했다.
한국은 에이스 김연경과 함께 양효진, 박정아가 분전해 ‘대어’를 낚았다.
기세가 한껏 오른 한국은 오는 6일 브라질과 러시아의 대결에서 살아남은 팀과 일전을 치른다.
양효진은 “손 부상 이후에 블로킹 감이 안 좋았다. 그때 라바리니 감독님이 어떻게 생각하고, 해야 하는 지에 대해 계속 알려줬다”고 말했다.
이어 양효진은 “감독님은 경기 영상을 보고 하나 하나 가르쳐 주시는 스타일이다. 감독님이 알려준 대로 하면 블로킹 박자도 맞는다”고 고마움을 표했다.
이날 양효진은 블로킹득점 6개에 11점을 올렸다. 중요한 순간에 상대 공격을 차단해 승리에 기여했다.
터키에 대해서도 “지고 싶지 않았다. 이기고 싶다는 열망이 강했다”며 “선수들도 분위기가 가라앉으면 서로 독려하면서 좋은 결과를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올림픽을 준비하면서 신혼생활은 즐기지도 못하고 있다고 아쉬워했다.
지난 시즌을 마치고 결혼한 양효진은 “올림픽 준비로 아직 제대로 된 신혼 생활을 즐기지 못했다. 올림픽에 맞서려면 이런 건 견뎌내야 하는 것 같다”며 “신혼 생활에 대한 로망도 있었고, 이탈리아로 신혼여행도 가고 싶었다. 결국 신혼여행은 남해로 다녀왔다”고 전했다.
양효진은 “올림픽이 끝나고 나서 코로나 상황이 좋아지면 신혼여행을 다시 가겠다”고 했다.
공수에서 맹활약을 펼친 박정아는 4강 진출에 크게 기뻐했다. 이날 박정아는 16점을 기록했다.
박정아는 “너무 좋아서 아무 생각이 나지 않는다. 눈물이 흘렀는데 참았다”며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하면서 경기에 들어갔고, 초반에 조금 힘들어는데 2세트부터 잘 풀렸다”고 소감을 전했다.
박정아는 3세트에서 흐름을 바꾼 활약을 한 것에 대해 “듀스로 가서 긴장이 됐는데 (오)지영 언니가 버틸 수 있다고 말해줬다. 옆에서 도와줘서 이겨낼 수 있었던 거 같다”고 설명했다.
‘클러치 박’이란 별명에 대해 “팬분들이 붙여주신 별명이라 들을 때마다 기분은 좋다”고 웃었다.
박정아는 5세트 위기 상황에서 다소 흔들렸다고 심경을 전했다. “흔들릴 때 언니들이 괜찮다고 해줬고 감독님이 ‘너는 공격하러 들어간 거니까 리시브를 못해도 공격으로 만회하면 된다고 해주셨다. 그래서 멘털이 흔들릴 수 있는 상황에서 이겨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박정아는 “남은 경기는 무조건 이긴다는 생각으로 잘 준비하겠다. 열심히 하겠다”고 투지를 불태웠다.
5세트 막판 날카로운 서브로 상대 조직력을 허문 박은진은 첫 올림픽이어서 떨렸다고 했다.
박은진은 “5세트에 투입될 때 많이 떨렸다. 언니들을 믿고 뛰었다. (김)연경 언니가 자신있게 서브를 넣으라고 해줘서 자신 있게 때릴 수 있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박은진은 4강전에 나서는 각오에 대해 “4강에 오르니 메달 욕심이 난다. 잘 준비해서 꼭 메달을 따고 싶다”고 바람을 전했다.
[도쿄=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