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과 국민의당 합당 협상이 점차 감정싸움으로 치닫고 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연일 국민의당을 향해 “예스(Yes)인지 노(No)인지만 답하라”며 합당 결단을 압박하자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예스냐 노냐는 말이 역사적으로 어디서 나온 것인지 아시나?”라며 2차 세계대전 당시 싱가포르를 침략했던 전범 야마시타 도모유키를 언급했다.
안 대표는 4일 오후 유튜브 ‘강찬호의 투머치토커’에 출연해 “2차 대전에서 일본이 싱가포르를 침략했다. 싱가포르는 그때 영국이 점령 중이었다. 양쪽(일본, 싱가포르) 장군끼리 담판을 벌였는데 그때 야마시타 중장이 한 말이 ‘예스까 노까(예스인가 노인가)’였다”고 말했다.
그러자 이 대표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제 누가 대화 중에 ‘기냐 아니냐’ 하면 전범 취급을 당하겠다. 정상적인 대화를 하자는 이야기만 반복하고 있다. 친일몰이를 넘어서 전범몰이는 신박하다”고 비꼬았다.
앞서 이 대표는 지난달 31일 “제가 안 대표에게 계속 예우하는 건 대선주자 안철수의 가치를 인정하기 때문인데 국민의당과 합당 협상을 오래 지속해왔고 길게 끌 이유가 없다. 다음 주가 지나면 저는 휴가를 가고, 휴가 이후에는 안 대표를 뵈어도 버스 출발 전까지 제대로 된 합당을 위한 충분한 시간을 갖기 어렵다”고 압박했다.
이에 대해 국민의당은 “이 대표가 연일 국민의당을 압박하고 있다. 좋은 자세가 아니다”며 “국민의당 당원들과 지지자들은 매우 고압적인 갑질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며 반발했다.
송치훈 동아닷컴 기자 sch5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