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장 사퇴 37일만에 대선 출마선언
최재형 “탈원전 재검토… 에너지정책 전면 재구축”
최 전 원장은 이날 화상회의 시스템으로 진행된 출마선언식에서 “국가의 근간을 이루는 시스템의 파괴, 자유민주주의에 대한 공격과 시장 경제 원리의 훼손을 (감사원에선) 막을 수 없었다. 무너져가는 대한민국을 보고 있을 수 없었다”면서 출마 이유를 밝혔다.
그는 감사원의 원전 조기 폐쇄 감사에 대한 여권의 압박 등을 거론하며 “잘못된 이념과 지식으로 절차를 무시하고 추진해 온 탈원전 정책을 포함한 에너지정책을 전면 재검토하고, 국가 에너지정책을 전면 재구축하겠다”고 공약했다.
최재형 “文정권, 권력의 단맛에 취해”
‘마음껏 대한민국’ 대선 출사표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4일 온라인으로 이뤄진 대선 출마 선언식에서 지지자들과 OX 퀴즈를 하며 팔로 동그라미를 만들어 보이고 있다. 최 전 원장은 “국민의 한 사람으로 무너져가는 대한민국을 지켜보고만 있을 수는 없었다”고 출마 이유를 밝혔다. 사진공동취재단
최재형 전 감사원장은 문재인 정부에서 감사원장직을 사퇴한 이유에 대해 이같이 말하며 4일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우려해 경기 파주의 한 스튜디오에서 온라인 화상회의 플랫폼 줌(Zoom)을 통해 실시간 중계된 이날 출마선언식에서 ‘자유’를 6차례 언급하며 자유민주주의를 강조하는 동시에 “마음껏 실력을 펼칠 수 있는 대한민국”이라는 자신의 정치철학을 선보였다.
○ 崔 “윤석열과 달리 정치적 부채 없다”
최 전 원장은 월성 원전 1호기 조기 폐쇄에 대한 감사원 감사와 관련해 “대통령의 한마디에, 오로지 이념과 정치적 목적에 따라 국가의 근간이 되는 정책이 적법한 절차도 거치지 않고, 무엇이 국가와 국민을 위한 것인지에 대한 고민도 없이 결정되고 집행되는 것을 봤다”고 비판했다. 이어 “정치적 목적을 위한 매표성 정책으로, 혈세가 낭비되는 것을 봤다. 그 피해는 오롯이 국민의 몫이요, 미래 세대의 짐”이라고 했다. “(문재인 정권은) 정치적 목적 달성에 필요하다면 국민을 내 편, 네 편으로 분열시키는 데 일말의 망설임조차 없었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최 전 원장은 “더 나은 미래를 위해 대한민국은 지긋지긋한 정치적 내전을 끝내야 한다”고 국민통합을 강조했다. ‘(야권 후보가)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아니라 최 전 원장이 돼야 하는 이유는 뭔가’라는 기자들의 질문엔 “나는 정치적 분열을 야기했던 여러 과거의 일로부터 자유로운 사람이자 정치적 부채가 없는 사람이다. 국민들은 아픔에 공감할 수 있고 믿고 따를 수 있는 바른 지도자를 원한다”며 야권 경쟁 주자인 윤 전 총장과의 차별화를 시도했다.
○ 부동산 해법엔 “정부와 반대로만 하면 돼”
현 정부의 부동산정책과 관련해 “이념적으로 정책을 밀어붙인 게 지금과 같은 부동산 지옥을 만들어 낸 원인”이라며 “민간 주도로 주택을 공급하고 양도세와 보유세를 완화해야 한다. 정부가 하는 것과 반대로만 하면 문제를 풀 수 있다”고 했다. 대미·대중 외교에 대해선 “중국이 어떤 말을 하더라도 제대로 말도 못 하는 현 정부의 태도에 많은 국민이 분노하고 있다”면서 “자유민주주의와 평화 등의 가치를 공동으로 하는 나라와의 관계를 더 공고히 하면서 중국과의 외교를 풀어가야 한다”고 했다. 이날 채널A와의 인터뷰에선 문재인 대통령에 대해 “잘못된 정책의 최종적인 책임을 져야 하는 위치에 있다”고 말했다.
출마선언식에는 최근 캠프 합류를 선언한 조해진 박대출 의원 등 국민의힘 의원 7명이 참석했다. 최 전 원장은 5일부터 고향인 경남 진해와 경북 구미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 경북 경주의 월성원자력발전소 등을 순회하며 민심 챙기기에 집중할 예정이다.
조아라 기자 likeit@donga.com
강경석 기자 coolu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