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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살된 아이티 대통령 영부인 “끝장났다 싶었다”

입력 | 2021-08-05 12:31:00


지난달 암살된 조브넬 모이즈 아이티 대통령의 영부인 마르티네 모이즈가 암살 당시 상황을 전했다.

CNN은 3일(현지시간) 모이즈 영부인과의 인터뷰를 공개했다. 영부인은 “누군가는 명령을 내렸고, 누군가는 돈을 지불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이들을 찾는데 도움을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모이즈 부인은 지난달 조브넬 모이즈 대통령 암살 당시 함께 있었다.

영부인은 남편과 함께 사건 당일 오전 1시께 사저 밖에서 총격이 들렸다고 했다. 무장 괴한들이 사저에 들어온 것을 깨닫자 침대 뒤편 바닥에 숨으려 했다고 말했다.

영부인은 “당시 (사저에) 30~50명의 경비원이 있었기 때문에 괴한들이 침실에 들어올 수 있을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괴한들이 대통령을 쏘자 “우리 둘 다 끝장이구나”라고 생각했다고 했다.

팔뚝과 팔꿈치에 총을 맞고 쓰러진 뒤에는 침입자들의 신발만 보였는데, 약 12명의 괴한이 스페인어로 무언가를 찾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리고 바닥에 쓰러진 대통령을 확인한 뒤 어딘가에 전화를 걸었다고 했다. 모이즈 영부인의 기억에 전화를 건 사람은 키가 크고 마른 흑인이었다.

그는 “다른 생각은 안 했고 ‘난 끝났구나’, ‘오늘이 마지막 날이구나’ 생각했는데 괴한들은 더 이상의 총격 없이 떠났다. 제가 죽은 거로 착각했던 것 같다”고 전했다.

모이즈 영부인을 발견한 사람은 하녀였다. 영부인은 이어 도착한 경찰의 도움으로 지역 병원으로 옮겨졌고 다음에는 아이들과 함께 마이애미의 병원으로 가 치료받았다.

모이즈 영부인은 평소 30~50명이던 경비원이 사건 당일 아무도 없었던 것이 충격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경비원들은 명령 없이는 떠나지 않을 것이다. 아마 그들은 누군가로부터 떠나라는 명령을 받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이티 당국 역시 괴한들이 사저 정문을 부수고 영내에 들어와 현관문을 부수고 대통령의 침실을 찾는 과정에서 단 한 명의 경비원도 다치지 않았다고 밝힌 바 있다.

아이티 당국은 현재 18명의 콜롬비아인과 최소 3명의 미국 시민 등 총 44명을 구속했다. 이번 테러의 일부분을 조종한 혐의를 받는 플로리다 거주 아이티인, 전직 법무부 관리가 체포됐음에도 아직까지 뚜렷한 주모자나 동기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 용의자 중 누구도 정식으로 기소되지 않았다.

모이즈 영부인은 진짜 주모자는 아직 잡히지 않았다고 믿고 있었다. 영부인은 “체포된 사람들은 방아쇠를 당긴 사람들일 뿐이다. 명령 없이는 방아쇠를 당기지 않았을 것”이라며 “우리에게 필요한 사람은 돈을 지불한 사람과 명령을 내린 사람들”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아이티에는 힘 있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의 힘 때문에 현재 수사가 해답을 찾을 수 있을지 확신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