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일보 DB
국내 상장법인 10곳 중 6곳은 여성 임원이 한 명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상장법인 전체 임원 중 여성 비율은 약 5%에 불과해 여전히 ‘유리천장’이 견고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5일 여성가족부가 발표한 ‘상장법인 성별 임원현황 조사결과’에 따르면 조사 대상 2246개 상장법인 가운데 여성 임원이 한 명도 없고 남성 임원만 있는 기업이 1431곳으로 전체의 63.7%로 집계됐다. 여가부는 2019년부터 양성평등기본법에 근거해 사업보고서를 제출한 상장법인을 대상으로 임원 성별을 조사해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여가부에 따르면 상장법인 2246곳의 전체 임원 3만2005명 중 여성은 1668명으로 5.2%였다. 올해 이코노미스트가 발표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의 평균 여성임원 비율은 25.6%다. 국내 여성 임원 비율이 OECD 평균의 5분의 1 수준인 셈이다.
임원 형태별로 보면 전체 등기임원 1만3368명 중 여성은 648명(4.8%)이었고, 미등기임원 1만8637명 중 여성은 1020명(5.5%)인 것으로 나타났다. 등기임원을 다시 사내이사와 사외이사로 구분하면 전체 사내이사 7564명 중 여성은 348명(4.6%)이고 사외이사 5804명 중 여성은 300명(5.2%)이다.
전체 근로자 대비 임원 비율을 따져보면 여성이 남성보다 6.3배 가량 임원이 되기 더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여성은 근로자 244명당 임원 1명이고 남성은 근로자 39명당 임원 1명 꼴이다.
여가부는 올해 자산 총액 2조 원 이상 기업 임원의 성별도 함께 분석했다. 조사 결과 기업 152곳 임원 8677명 중 여성은 491명으로 전체의 5.7%였다. 내년부터 이들 기업에 이사회를 특정 성별로만 구성할 수 없도록 한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따른 법률 규정이 적용되는 것에 따른 조치다.
이들 기업 중 여성 임원 비율이 가장 높은 곳은 카카오다. 카카오는 임원 7명중 남성이 5명, 여성이 2명으로 여성 비율이 28.6%였다. 이어 아모레퍼시픽(23.9%), CJ제일제당( 23.2%), LG생활건강(18.8%)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김소영 기자 ks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