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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중립위원장 “석탄발전 일방 폐지 어려워”

입력 | 2021-08-06 03:00:00

‘2050 탄소중립’ 시나리오 공개




지난해 3.4%였던 국내 전기·수소차 비중이 2050년 최대 97%까지 늘어난다. 국내 발전 총량 중 재생에너지 비중도 같은 기간 6.6%에서 최대 70.8%로 오른다. 대통령 소속 2050 탄소중립위원회는 이 같은 내용의 2050년 탄소중립 시나리오 초안을 5일 공개했다.

윤순진 위원장(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은 이날 2050년 온실가스 순배출량(배출량과 흡수량의 합)을 각각 2540만 t(1안)과 1870만 t(2안), 0t(3안)으로 감축하는 세 가지 탄소중립 시나리오를 발표했다. 2018년(7억2760만 t)과 비교하면 96.3∼100% 줄어든 수치다. 관심을 모은 건 석탄발전 중단 여부다. 1안에는 석탄발전을 사용하는 내용이 담겼다. 사용 수명이 남은 석탄발전 7기를 계속 활용하는 것이다. 2안에선 석탄발전을 폐지하고, 3안에선 액화천연가스(LNG) 발전까지 추가로 중단한다. 원자력 발전의 비중은 6.1∼7.2%다.

환경단체들은 온실가스를 많이 배출하는 석탄발전 활용 계획이 시나리오에 포함된 걸 비판하고 있다. 하지만 위원회는 강제적 조치가 어렵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윤 위원장은 “민간에서 추진하는 석탄발전을 폐지하려면 사회적 합의를 바탕으로 법적 근거와 보상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재생에너지 비중을 높이기로 했지만 설치 장소 확보가 관건이다. 위원회 측은 태양광 발전을 위한 토지 면적이 전 국토의 3% 내외가 될 것으로 추정했다.

아직 상용화되지 않은 기술을 활용하는 계획도 논란이다. 탄소포집활용저장(CCUS), 수소와 암모니아를 활용한 무탄소신전원 같은 기술이다. 이 기술들은 대부분 연구를 시작하는 단계다. 이에 대해 위원회는 “기술 개발 속도와 국내외 시장 확대 가능성 등을 감안했다”고 설명했다. 또 “이번 시나리오는 미래상을 예측한 것으로 부문별 이행 계획은 각 부처에서 다듬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재계는 온실가스의 지속적인 감축 필요성에 공감하면서도 탄소중립 시나리오를 실행하는 과정에서 큰 변화가 불가피한 만큼 정부의 적극적인 의견 수렴을 촉구했다. 김녹영 대한상공회의소 지속가능경영센터장은 “업종과 규모에 따라 기업 여건이 다른 만큼 폭넓은 의견 수렴이 필요하다”며 “향후 논의 과정에서 기업 의견이 적극 반영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위원회는 세 가지 시나리오를 놓고 9월까지 각 분야별로 의견을 수렴한다. 정부의 최종안은 10월 말 확정된다.



강은지 기자 kej09@donga.com
서동일 기자 d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