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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변협, 로톡 변호사 징계 강행… 소비자 편익은 생각 안 하나

입력 | 2021-08-07 00:00:00


대한변호사협회가 로톡 등 법률 플랫폼에 가입한 변호사들에 대한 징계 절차에 착수했다. 3만여 명의 변호사 가운데 현재 로톡에 2855명, 네이버 익스퍼트에 400여 명이 가입돼 있고, 이 중 대한변협과 서울지방변호사회에 징계 회부 요청이 접수된 1900여 명이 우선 조사 대상이다. 경제적 대가를 받고 변호사와 소비자를 연결해주는 플랫폼에 가입한 변호사들을 징계할 수 있도록 한 대한변협의 규정을 위반했다는 이유에서다.

법률 소비자들은 어떤 변호사가 해당 분야의 전문가이고 평판은 어떤지, 상담하고 사건을 맡기는 데 얼마나 드는지 등을 알기 어렵다. 변호사들은 로톡에 광고료를 내고 자신의 전문 분야와 경력, 장점 등을 홍보한다. 전화·영상·방문 등 형태별 상담비, 사건 종류별 기본 수임료를 공개하고 있고 상대적으로 저렴하다. 해당 변호사에 대한 후기와 평점도 확인할 수 있다. 법률 서비스를 쉽게 이용하는 데 도움이 되기 때문에 로톡 월간 방문자가 100만 명에 달한다.

대한변협은 이런 방식이 ‘온라인 브로커’에 해당한다며 변호사법 위반 혐의로 로톡을 두 차례 고발했지만 검찰이 모두 불기소 처분했다. 그러자 자체 규정을 개정해 로톡에서 탈퇴하도록 변호사들을 압박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보다 편리하고 싸게 법률 서비스를 이용할 국민의 권리를 무시하는 처사다. 또 IT와 법률 서비스를 결합한 리걸테크 산업을 위축시키고, 신규 변호사들이 수임하는 주요 통로를 막을 수 있다.

대한변협은 법률 플랫폼에 허위·과장 광고가 적잖고, 결국에는 변호사가 자본에 종속될 것이라고 우려한다. 일리 있는 지적이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로톡·법무부와 협의하면서 해법을 찾는 게 바람직하다. 대한변협은 로톡과 비슷하면서 광고료는 받지 않는 공공 플랫폼을 자체 개발한다는 대안을 제시했지만 민간에서 키워온 영역은 민간에 계속 맡기는 것이 순리다. 밥그릇 싸움으로 비칠 수 있는 대책을 고집하기보다 법률 소비자의 편익을 높이는 방안을 놓고 경쟁하는 게 변호사업계 전반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높이는 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