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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거리 두기 또 2주 연장, 호소·엄포만으론 대유행 못 잡는다

입력 | 2021-08-07 00:00:00

수도권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가 시행중인 29일 오전 서울 강서구 김포국제공항 국내선 청사가 여름 휴가철을 맞은 여행객들로 붐비고 있다. 2021.07.29.뉴시스


정부가 이번 주말 종료 예정이던 코로나19 거리 두기를 2주 연장한다고 발표했다. 수도권에 4단계 거리 두기를 4주간, 비수도권에 3단계를 2주간 시행하고도 유행이 잡히지 않자 22일까지 추가 연장한다는 것이다. 코로나 신규 환자는 어제 1704명으로 집계돼 지난달 8일 이후 한 달 내내 네 자릿수 기록을 이어가고 있다.

정부의 거리 두기 연장 발표를 앞두고 추가적인 강화 조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됐지만 비수도권의 직계가족 모임을 4인 이하로 제한하는 정도 외에는 현행 강도와 크게 달라진 게 없다. 수도권은 4단계 발표가 벌써 세 번째다. 듣지 않는 약을 되풀이 처방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더구나 지금은 전파력이 강한 델타 변이가 우세종이 됐고, 휴가철을 맞아 전국 이동량이 늘어난 데다 8·15 광복절 연휴까지 앞두고 있는 상태다.

정부는 4차 유행이 시작된 후 방역 강화의 적기를 번번이 놓쳐 확산세를 키워왔다. 지난달 12일 수도권 4단계를 시행할 때 ‘풍선 효과’를 감안해 비수도권에도 선제적인 대응이 필요하다는 제안이 나왔지만 정부는 풍선 효과를 확인하고서야 3단계로 격상했다. 수도권 4단계 효과가 10일 후면 나타난다는 예상이 빗나가자 식당과 카페의 매장영업 시간을 단축하는 등 더 강하게 죄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음에도 손놓고 있다가 ‘짧고 굵게’ 한다던 거리 두기가 ‘길고 굵게’ 이어지게 됐다.

백신 1차 접종률이 40%로 저조해 거리 두기 외엔 유행을 잡을 대책이 없는 상황이다. 정부는 거리 두기 동참을 호소하고 위반 시 엄벌한다는 엄포만 놓을 게 아니라 고통스럽지만 필요한 결정을 미루다 사태를 악화시키는 실패를 반복하지 않아야 한다. 거리 두기 장기화로 특히 자영업자들의 피해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지고 있다. 정부는 그동안 소상공인을 위한 지원금으로 14조5000억 원의 예산을 편성하고도 1조6000억 원을 집행하지 못하고 있다. 폐업 위기에 몰린 자영업자들에게 사후약방문이 되지 않도록 행정의 융통성을 발휘해 지원을 서둘러야 한다.

환자 규모가 줄지 않으면서 위중증 환자도 증가하고 있다. 백신 1차 접종률이 90%가 넘는 60세 이상에서도 접종 이전보다 많은 환자가 발생하고 있어 의료체계에도 과부하가 걸리기 시작했다. 1차 접종률 70% 목표 달성을 추석 연휴 전으로 앞당길 수 있도록 백신 도입 일정과 접종 계획을 빈틈없이 챙겨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