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올림픽]女배구 4강전 브라질에 0-3 패 올림픽 결승행 높은 문턱 실감 8일 세르비아와 동메달 다툼 김연경, 브라질 절친과 ‘아쉬운 포옹’
여자배구, 브라질에 패배… 8일 세르비아와 동메달 결정전 김연경이 6일 2020 도쿄 올림픽 여자 배구 브라질과의 4강전에서 0-3으로 패한 뒤 터키 리그 시절 같은 팀에서 오랫동안 함께 뛰었던 브라질의 나탈리아 페레이라와 진한 포옹을 나누고 있다. 김연경은 페레이라와 어떤 이야기를 나눴는지에 대해 “사실 친한 선수는 팀마다 있다. 경쟁은 경쟁이다. 진 것이 아쉬울 뿐이다”라고 말했다. 한국은 8일 동메달결정전에서 세르비아와 맞붙는다. 도쿄=홍진환 기자 jean@donga.com
한국 여자배구 대표팀(세계랭킹 11위)이 6일 일본 도쿄 아리아케 아레나에서 열린 2020 도쿄 올림픽 여자 배구 브라질(세계 2위)과의 준결승전에서 0-3(16-25, 16-25, 16-25)으로 완패했다. 브라질과의 역대 전적도 18승 46패가 됐다.
하지만 지난 며칠 뜨거운 관심을 받았던 한국 여자 배구의 여정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45년 만의 동메달이 걸린 마지막 한 판이 남았다.
사상 첫 올림픽 결승을 노렸던 한국은 브라질과의 준결승에서 최상의 라인업을 들고 나왔다. 레프트 김연경(33) 박정아(28), 라이트 김희진(30), 세터 염혜선(30), 센터 양효진(32) 김수지(34), 리베로 오지영(33)을 선발 출전시켰다. 앞서 일본과의 조별 예선, 터키와의 8강전 극적인 승리를 가져왔던 그 라인업이었다. 브라질은 경기에 앞서 라이트 탄다라 카이셰타(33)가 도핑 위반 사실이 알려지면서 선발 라인업에서 배제됐지만 큰 영향은 없어 보였다.
주장 김연경도 상대의 집중 견제에 시달렸다. 블로킹 벽이 몰리면서 김연경은 1세트 3득점, 2세트 2득점으로 묶였다. 한국은 김희진 대신 이소영(27)을, 센터 김수지 대신 막내 박은진(22)을 교체 투입했지만 원했던 분위기 반전으로 연결할 수 없었다. 점수 차가 벌어지면서 한국의 강점인 서브도 힘을 잃었다. 결국 1시간 22분 만에 경기를 마감했다.
김연경이 10득점, 박정아가 10득점으로 공격을 주도했지만 브라질을 넘어서기에는 부족했다. 반면 브라질은 호드리게스가 양 팀 최다인 17득점, 기마랑에스가 12득점으로 활약했다. 카이셰타를 대신해 나온 라이트 호자마리아 몬치벨레르(27)도 10득점했다. 브라질은 팀 블로킹 15개로 한국(3개)을 압도했다.
김연경(오른쪽에서 세 번째) 등 한국 여자 배구 대표 선수들이 6일 일본 도쿄 아리아케 아레나에서 열린 2020 도쿄 올림픽 여자 배구 브라질과의 준결승전에서 득점에 성공한 뒤 기뻐하고 있다. 세계 랭킹 11위 한국은 세계 2위 브라질을 맞아 분투했지만 김연경에 대한 상대의 집중 견제와 끈질긴 블로킹 벽에 막혀 0-3으로 졌다. 도쿄=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앞서 세 차례 올림픽(1972년 뮌헨, 1976년 몬트리올, 2012년 런던) 준결승에서 모두 패했던 한국은 결승 진출을 다음으로 기약하게 됐다. 그러나 몬트리올 대회(동메달) 이후 올림픽 메달 획득의 기회는 여전히 남아 있다. 한국은 8일 오전 9시 세계 6위 세르비아와 동메달을 두고 다툰다. 세르비아는 미국과의 4강전에서 0-3으로 패했다. 자신의 올림픽 고별전을 앞둔 김연경은 “이제 진짜 물러설 곳이 없다. 마지막 경기만 남았다. 선수들 마음가짐도 꼭 이기고 싶을 것이다”고 말했다. 세르비아에서는 김연경의 터키 에즈자즈바시으 시절 팀 동료인 티야나 보슈코비치(24)가 주요 경계 대상으로 꼽힌다.
도쿄=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