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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중과 우유부단 사이…안철수 입만 바라보는 야권 통합

입력 | 2021-08-07 06:54:00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뉴스1 © News1

“신중한 것은 좋지만 도가 지나치면 우유부단하다고 봐야 하는 것 아닌가.”

한 보수 야권 관계자가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에 대해 한 말이다.

합당을 둘러싼 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의 신경전은 양당 실무협상이 종료된 뒤 오히려 격화하고 있다. 양당 관계자들이 말로 상대방의 감정을 건드리는 상황이 반복되자 본질은 없어지고 상처만 남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안 대표에게 일 대 일로 만나 합당 담판을 짓자고 공개 제안했다. 따라서 일단 공은 안 대표에게 넘어간 것으로 보인다.

여러 방안을 놓고 숙고하는 안 대표의 침묵이 길어지는 사이 양당 내부에서는 합당 회의론이 확산하는 모양새다.

7일 국민의당에 따르면 합당에 대한 당내 의견은 첨예하게 갈린다.

한쪽은 국민의힘이 국민의당의 협상안을 적극 고려해야 한다는 ‘강경파’다. 이들은 국민의힘이 고압적인 자세를 고치기 전까지 합당은 불가능하다고 본다. 이럴 경우 안 대표는 독자로 대선에 출마해야 한다고도 주장한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오른쪽)와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뉴스1 © News1

반면 ‘합당파’는 안 대표가 출마하기 전에 합당부터 매듭을 지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현재 양당 대표가 공개적으로 격한 설전을 벌이고 있지만 물밑에서 정치적으로 얼마든 풀어낼 여지는 있다는 쪽이다.

합당은 미뤄두고 안 대표가 일단 출마선언부터 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합당의 본질은 내년 정권교체인 만큼 안 대표가 대권주자로서의 행보를 먼저 시작하면 합당은 이후 정치적 상황에 따라 자연스럽게 풀릴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한다.

이들은 모두 “안 대표의 결단만 남았다”고 입을 모은다.

‘강경파’에 속하는 한 인사는 뉴스1과의 통화에서 “의견은 다르지만 목표는 ‘정권교체’ 하나다. 안 대표가 어떤 결정을 하든 원팀으로 움직일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합당파’ 인사는 “안 대표의 결단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을 것이고 그래서도 안된다. 이준석 대표가 조금만 기다려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안 대표도 이런 다양한 의견이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당 핵심 관계자는 “당원과 당직자, 지지자, 의원들의 의견을 지속해서 수렴하고 있고 그 모든 것을 종합적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전했다.

모두가 안 대표의 입만 바라보는 사이 국민의힘의 압박 수위는 날로 높아지고 있다.

이준석 대표가 “그래서 합당에 예스(YES)인가 노(NO)인가”라며 안 대표를 계속 밀어붙이는 것도 안 대표의 숙고 기간을 단축시키려는 의지로 읽힌다. 자칫 안 대표의 결단이 너무 늦어져 야권 통합이 이뤄지지 못했을 경우에는 국민의힘이 그 책임을 뒤집어쓰지 않겠다는 선언이기도 하다.

이 대표는 전날(6일)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합당을 하는것도 아니고 안 하는 것도 아니고, 매사 이런 식”이라며 “안 대표와 정치행보를 같이 하시던 분들이 안 대표를 떠나면서 항상 지적하는 점이 (안 대표는) 맺고 끊음이 없다는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안 대표는 현재 당 밖 여러 전문가들의 의견을 청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4월 직접 전국을 다니며 당원들을 만난 안 대표는 이번 전문가 의견 청취가 끝나고 또한번 당원들의 의견 취합 절차를 진행할 가능성도 있다.

안 대표는 나름의 시간을 가지면서 대외 발언은 자제하다가 최근 한 유튜브 방송에서 ‘이 대표를 보면 일본군 전범이 연상된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이 대표는 또 한번 발끈했다.

양당 관계자는 최근 ‘이렇게까지 해서 합당을 해야 하는 것이냐’고 말하는 당원들이 부쩍 늘었다고 전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