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發 소비혁명, 뉴커머스가 온다]〈7〉구분 무의미한 ‘무경계 소비’ 3차원 가상세계인 ‘메타버스’서 명품 구입-제품 간접체험 인기 스마트워치 등 첨단 선호 MZ세대, 필름-LP 등 과거 제품에도 열광 제조-유통-물류 산업경계도 흐려져
구찌는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에 가상 제품 60여 종을 출시했다. 가상 매장에서 제품을 보고 아바타에 옷 등을 입혀볼 수 있다. 네이버제트 제공
직장인 석지훈 씨(36)는 요즘 로봇청소기에 청소를 맡겨놓고 필름카메라로 일상을 찍는다. 그는 “최신 기술에 의존하면서도 ‘사람 냄새’가 그리워 아날로그 제품을 산다”고 말했다.
○ 가상-현실 경계 허문 ‘메타버스’ 시장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비대면 방식이 확산되면서 소비생활 전반에 ‘경계’가 사라지고 있다. 소비혁명이 단순히 빠른 변화를 이끌어 내는 데 그치지 않고 온라인과 오프라인, 과거와 현재, 제조와 유통 간의 경계선을 무너뜨리면서 새로운 생태계를 만들고 있는 것이다.현대백화점은 가상현실(VR)기술로 가상 백화점을 구현했다. 일부 VR 매장에서는 온라인몰고 ㅏ연계해 상품을 직접 구매할 수 있다. 현대백화점 제공
직장인 이유경 씨(24·여)는 “메타버스에서는 나와 닮았으면서도 남에게 보여주고 싶은 나를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김용진 서강대 경영학부 교수는 “메타버스는 온라인의 편리함과 오프라인 경험이라는 욕구를 충족시킨다”고 말했다.
롯데홈쇼핑은 VR 기술을 활용해 캠핑을 간접 체험하고 용품을 살 수 있는 메타버스 쇼핑 콘텐츠를 선보였다. 롯데홈쇼핑 제공
○ 아날로그 기술, 체험 중시하는 젊은층에 어필
요즘 소비자들은 최신 기술 못지 않게 과거 기술에도 주목하고 있다. 첨단 기술로 무장한 하이테크에 비해 기술 수준은 낮지만 과거 향수를 자극하는 이른바 ‘로테크(low-tech)’ 제품이 인기를 끄는 것이다.
제조-유통-물류 간 경계도 흐려졌다. 제조부터 물류까지 전 역량을 갖춘 플랫폼 공룡의 등장에 유통·제조업계가 대응에 나선 것이다. 일례로 지난달 한국야쿠르트와 현대백화점이 라스트마일 물류에 뛰어들었다. 이강욱 BCG(보스턴컨설팅그룹) 유통소비재 부문 파트너는 “대형화하는 플랫폼에 고객을 뺏기지 않으려면 유통·제조업은 직접 배송, 개인 맞춤형 서비스 등으로 기존 가치사슬을 뒤흔들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지윤 기자 leemail@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