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올림픽]귀화 선수 오주한 부상으로 포기
MBC 해설위원, 한숨 쉬며 힐책
사장 사과에도 중계참사 계속
온라인선 “귀 의심” “최악” 비판
2020 도쿄 올림픽 개회식 중계 때 다른 국가들을 비하해 비판을 받은 MBC가 마지막 날 마라톤 중계에서도 부적절한 발언으로 비난을 샀다. 8일 육상 남자 마라톤에 출전한 오주한 선수가 부상으로 경기 도중 기권하자 MBC 윤여춘 해설위원이 오 선수를 힐책하는 발언을 한 것. 케냐에서 우리나라로 귀화해 올림픽에 출전한 오 선수는 이날 초반 선두권을 유지했다. 하지만 13km 지점을 넘어가면서 다리를 절뚝거렸고 15km 지점에서 결국 경기를 포기했다. 이날 경기는 이른 아침이지만 27도의 기온과 77%의 습도로 인해 총 106명이 출전해 30명이 중도 포기할 정도로 힘든 레이스였다. 하지만 윤 해설위원은 한숨을 쉬며 “완전히 찬물을 끼얹네요, 찬물을 끼얹어”라고 말했다.
MBC 도쿄올림픽 남자 마라톤 경기 중계. 사진= MBC 도쿄올림픽 중계 영상 캡처 2021.08.08.
이에 온라인에서는 ‘MBC가 올림픽 참가 선수에게 찬물을 끼얹었다’ ‘선수가 걱정되는 상황에서 해설을 듣고 귀를 의심했다’ ‘최선을 다하는 선수에게 굳이 하지 않아도 되는 말을 했다’ ‘MBC 중계는 개회식부터 마지막까지 최악이다’ 등의 비판 글이 이어졌다. MBC노동조합(3노조)은 ‘마지막까지 막말 쏟아낸 올림픽 중계, 박성제 사장 사퇴하라’는 성명을 냈다.
앞서 MBC는 지난달 23일 개회식 중계 때 여러 국가를 비하하는 사진과 자막을 내보내는 ‘참사’를 빚었다. 25일에는 한국과 루마니아의 남자 축구를 중계하면서 자책골을 넣은 상대 선수를 조롱하는 듯한 자막을 내보냈다. 이에 해외 주요 언론사들이 MBC에 대한 비판 보도를 이어가고, 해당 국가 관계자들이 불쾌감을 표시했다. 국내외에서 비판이 커지자 박성제 MBC 사장이 26일 “올림픽 정신을 훼손하는 방송을 했다”며 대국민 사과를 했지만 이후에도 인터뷰 자의적 편집, 자막 오류 등이 계속됐다.
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