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상민 선거관리위원장이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지사직에서 사퇴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했다가 이 지사의 지지자들로부터 장애인을 비하하는 표현이 담긴 ‘문자 폭탄’을 받은 것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여당 내부에서 나왔다.
민주당 전혜숙 최고위원은 9일 오전 제42차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통해 “선관위원장의 발언에 대해 개인의 지지 성향에 따라 비난할 수 있지만 신체적 장애까지 거론하며 비하한다거나 조롱의 대상으로 삼는 것은 금도를 넘는 것”이라고 말했다. 전 최고위원은 “어떠한 경우에도 장애를 두고 비하 발언을 하면 안 된다”면서 “장애인 비하 발언은 결코 용납될 수 없는 발언”이라고 했다. 그는 이어 “그것은 본인들이 지지하는 후보를 오히려 욕 먹이는 일”이라며 “도를 넘는 비하 발언을 보낸 분들은 반성하고 사과해야 한다. 무차별적인 언어폭력을 당장 멈춰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이상민 “이재명, 마음은 콩밭에…지사직 내려놨으면”
이 위원장이 이 지사의 지지자들로부터 ‘문자 폭탄’을 받은 건 라디오에서 한 발언 때문이다. 이 위원장은 5일 CBS라디오 ‘한판승부’에서 이 지사의 지사직 사퇴 문제가 후보들 사이에서 논란이 되자 “제가 보기에는 선관위원장으로서가 아니고 적절성 면에서 (이 지사가) 좀 사퇴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민주당에 따르면 이후 이 위원장에게 도 넘은 표현을 담은 문자 폭탄이 쏟아졌다. “이 위원장이 선관위원장으로서 중립을 지키지 않았다”면서 이 위원장의 장애를 언급하며 험한 말을 적어 보낸 이들도 있었다. 이 위원장은 어렸을 때 소아마비를 앓아 지체장애를 겪고 있다.
이 위원장의 페이스북 게시물에서도 이 위원장의 장애를 언급하며 막말을 쏟아낸 누리꾼들을 찾아볼 수 있다. 이들은 이 위원장의 라디오 출연 알림 글에 “XXX 주제에 XX 어디서 나불거리고 XX이야”, “몸만 XXX인 줄 알았는데 XXX가 있을 줄이야” 등의 인신공격성 댓글을 쏟아냈다.
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인 김두관 의원도 7일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김두관의 사퇴를 비난하던 사람들이 이재명의 사퇴를 요구하는 게 말이 되나”라며 “당 선관위원장의 사퇴 주장은 이 지사의 높은 지지율이 경기지사직을 잘 수행하고 있기 때문이니 그 고리를 끊겠다는 것으로, 이 후보가 민주당 후보가 되는 것을 막아보겠다는 것으로 오해받을 수 있다”라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2010년 경남도지사에 당선됐지만 2012년 대선에 출마하면서 지사직을 내려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