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기장군 요양병원서 51명 확진…44명 돌파감염
"지난주 돌파감염 추정비율 0.018%보다 높은 수준"
"이례적 수준 아냐…유럽에선 40% 이상 보고되기도"
"지역사회 돌파감염보다 위험…접종으로 중증 예방"

코로나19 예방접종을 마친 입원 환자와 종사자 등이 확진 판정을 받은 부산 기장군 요양병원과 관련해 방역 당국은 돌파감염률이 18%라고 밝혔다. 이는 기존에 보고된 돌파감염 추정 비율 0.018%보다 높은 수준이다.
당국은 고령 환자들이 3밀(밀집·밀접·밀폐) 환경에서 모여 있었고, 전파력이 높은 델타 변이 바이러스가 확산하면서 첫 확진자의 검사가 지연되면서 감염 규모가 커졌다고 분석했다.
박영준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 역학조사팀장은 9일 오후 정례 브리핑에서 “(요양병원 접종 완료자) 229명 중 확진자는 41명이었다. 계산해 보면 돌파감염 비율 자체는 17.9%, 18% 정도”라며 “예상보다 높은 수준이다. 고연령, 기저질환, 3밀 환경 생활, 근원환자 진단 검사 늦어진 부분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돌파감염 비율이 높은 것으로 파악한다”고 말했다.
이 가운데 집단감염이 발생한 병동 내 환자 39명, 종사자 5명이 돌파감염됐다. 이들 중 입원 환자 2명만 화이자 백신을 맞았으며, 나머지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접종한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부산시는 전날 브리핑에서 접종을 완료한 입원 환자 41명, 종사자 5명 등 46명 중 42명이 돌파감염됐다며, 돌파감염 비율이 91%에 달한다고 밝혔다. 이는 방대본이 지난주에 발표한 전체 접종 완료자 중 돌파감염 추정 사례 비율 0.018%를 훨씬 뛰어넘는 수치다.
이에 대해 박 팀장은 “입소자와 종사자 중 접종을 완료한 건 229명이었다, 229명 중 확진자는 41명이고, 돌파감염 비율 자체는 18% 정도”라면서도 “외국 사례와 비교했을 때 이례적인 상황은 아니다. 델타 변이가 유행하는 요양시설 입소자 중 돌파감염 평균 비율이 40% 이상이라는 유럽의 보고도 있다”고 설명했다.
박 팀장은 이어 “접종 완료 대상자 650만명 수준에서 돌파감염 추정 사례로 확인된 경우가 내일(10일)쯤 추가되면 1500명 정도가 나올 것”이라며 “전체 접종 완료자 중 감염된 사람을 의미하는 돌파감염 추정 비율은 지난주 0.018%에서 이번 주 0.02% 수준으로 나올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들어 요양병원·시설 내 집단발생이 증가하는 양상이다.
다만, 지난 5일까지 돌파감염 이후 위·중증 또는 숨진 이들 가운데 요양병원 집단감염 확진자는 확인되지 않았다.
정은경 방대본 본부장은 요양병원에서 돌파감염이 잘 일어나는 이유에 대해 “요양병원은 다인실을 운영하고, 질환이 있어서 마스크를 착용하면서 일상생활이 어려운 환자들이 많다”며 “지역사회 돌파감염보다 발생률, 발생했을 때 집단 전파 등의 위험이 높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정 본부장은 이어 “접종 이후 돌파감염됐지만 어느 정도 위·중증으로 발생할 수 있는지는 최대한 치료하고 관리하면서 살펴보겠다”며 “돌파감염이 생긴다고 하더라도 1차 접종만 해도 입원이나 중증 진행을 80~90% 이상 예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