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운트, 메타버스-구독경제 테마, ETF 2종 美SEC에 상장 신청 끝내 크래프트테크놀로지, 4종 운용… 年 35%안팎 수익률로 호평 美 상장 통한 홍보 효과 큰데다… 상대적으로 규제 덜한 해외 공략
국내 토종 핀테크 기업들이 인공지능(AI)을 기반으로 한 상장지수펀드(ETF)를 미국 뉴욕증시에 상장하며 해외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AI ETF’가 아직 초기 단계인 만큼 규제가 상대적으로 덜한 미국 선진시장에서 정면승부를 펼쳐 성장의 발판을 다지겠다는 전략이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AI 기반의 자산관리 핀테크 기업 ‘파운트’는 올해 10월 뉴욕증시에 테마형 ETF 2종을 상장할 계획이다. 앞서 지난달 28일 파운트는 미국증권거래위원회(SEC)에 메타버스, 구독경제를 테마로 한 ETF 2종의 상장 신청을 끝냈다.
AI 기반의 금융 솔루션을 제공하는 ‘크래프트테크놀로지’는 2019년 5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 뉴욕증시에 4종의 ETF를 상장해 좋은 성적을 올리고 있다. 4개 ETF의 최근 1년 수익률은 모두 35% 안팎으로 추종 지수를 웃돈다. ETF 4종의 순자산도 현재 약 965억 원으로 1년 전보다 9배 가까이 불었다.
파운트가 내놓는 ETF는 자체 개발한 메타버스 및 구독경제 산업지수를 추종하는 것은 물론이고 파운트의 AI가 해당 산업과 기업들을 예측하고 분석해 1년마다 투자 포트폴리오를 조정한다. 구독경제를 테마로 한 ETF가 상장되는 건 세계 최초다.
토종 핀테크 기업들이 미국 증시를 선택한 것은 홍보 효과가 큰 데다 상대적으로 ETF 규제가 덜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크래프트 ETF가 미국 증시에서 높은 수익률을 내자 해외 연기금들이 크래프트를 찾아 자문을 구했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신생 핀테크 기업들이 구독경제 같은 새로운 테마형 ETF를 개발하려면 규제가 덜한 미국 시장이 유리하다”고 말했다. 크래프트가 상장한 ETF들도 펀드매니저가 일부 종목을 골라 담는 ‘액티브 ETF’인데 미국은 국내와 달리 액티브 ETF의 70%는 지수를 따라야 한다는 규제가 없다.
김형식 크래프트 대표는 “AI 금융은 가능성에 비해 아직 규모가 작은 초기 시장”이라며 “전 세계에서 가장 큰 시장인 미국에서 성공하면 큰 기회가 열릴 수 있다”고 말했다. 국내 증시에서 AI가 자체적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ETF는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AI코리아그로스액티브 ETF’ 1개뿐이다.
이상환 기자 paybac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