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랑스 국가(國歌)인 라 마르세예즈는 현대적으로 편곡돼 이 올림픽이 추구하는 가치를 드러냈다. 문화예술의 파리를 대표하는 공연홀 ‘메종 드 라 라디오’를 비롯해 기차역을 개조한 친환경 라이프스타일 카페, 아마추어 스케이터들과 타악기 연주가 어우러진 파리 북쪽 외곽 생드니의 광장 등이 나왔다. 2024 파리 올림픽은 거리의 아이들도 포용한다는 취지로 청년 범죄율과 실업률이 높은 생드니의 스타드 드 프랑스를 올림픽 주경기장으로 선정했다.
▷2024 파리 올림픽은 세 가지 약속을 내걸었다. 전통적인 틀에서 벗어난 스포츠 관람, 모든 사람과 도시 전체에 개방, 새로운 방식으로 새로운 관객들과 소통하겠다는 약속이다. 그래서 펜싱과 태권도는 그랑 팔레, 승마는 베르사유 정원, 양궁은 앵발리드 산책로, 비치발리볼은 에펠탑을 마주 보는 샹 드 마스 광장에서 연다. 올림픽 중계만 봐도 영화 ‘파리로 가는 길’ 못지않은 파리 랜선 여행이 될 것 같다.
▷1889년 프랑스 혁명 100주년을 기념해 세워진 에펠탑을 깃대 삼아 축구장 크기의 올림픽기가 이번에 걸렸다. 그 앞에서 2024 파리 올림픽 정식 종목이 된 브레이킹을 22세 프랑스 챔피언이 선보였다. 역사와 젊음의 만남이다. 최초의 여성 참여 올림픽(1924년)이 열렸던 곳인 만큼 2024 파리 올림픽은 변화하는 시대에 맞춘 연대(連帶)와 균형의 올림픽이 됐으면 한다. 세계인이 색다른 올림픽을 ‘직관’했으면 좋겠다. 무엇보다 셀프 시상, 경기 후 48시간 내 귀국과 같은 슬픈 ‘코로나 올림픽’은 도쿄에서 끝나기를 바란다.
김선미 논설위원 kimsunm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