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소라 요기요 마케터
농업 기술 발달이 트렌드의 시작이었다. 품종 개발과 수입으로 농가에서는 새로운 농작물을 키우기 시작했다. 차별화를 통한 수익성 증대를 위해서다. 당도나 크기를 개선한 품종 덕에 국내 농가들은 해외 시장에서 경쟁력을 가질 수 있었다. 일반 품종보다 가격이 높으니 판매 이익도 높아진다. 킹스베리, 매향 딸기나 샤인머스캣, 스테비아 토마토 등이 만들어진 이유다.
유통과 결제 기술의 발달도 제철 농산물 트렌드에 한몫했다. 2030은 새로운 과일, 야채의 새로운 맛과 이때가 아니면 먹을 수 없다는 ‘계절 한정’이라는 말의 마력에 호기심을 느꼈다. 터치 몇 번이면 중간 유통단계를 거치지 않고도 농장 직배송 식재료를 주문할 수 있다. 이렇게 제철 음식 먹기는 2030의 새로운 취미생활 중 하나가 되었다.
요리가 귀찮다면 이미 만들어진 메뉴나 제품을 살 수도 있다. 끊임없이 다른 콘셉트의 신제품을 내야 하는 식품 요식업계에 새로운 트렌드는 늘 희소식이다. 제철 음식 트렌드도 마찬가지였는지 앞다퉈 새로운 계절의 맛을 반영한 상품이 출시됐다. 개인 식당이나 카페에서 제철 음식 메뉴가 가장 먼저 등장한다. 거기서 몇 달 후면 ‘샤인머스캣 젤리’ 등 큰 회사 제품으로 정식 출시된다. 2030은 이 메뉴를 먼저 먹었다고 열심히 인증한다.
제철 음식 취미생활의 장점은 역시 가격 대비 높은 효율이다. 예전 미식 취미를 즐기려면 한 끼에 수십만 원을 써야 할 때도 있었다. 지금도 고급 초밥 등이 있지만 제철 음식은 그보다 저렴하다. 초당옥수수는 1만 원대 중반에 10개 정도를 살 수 있으니 가격 문턱이 낮다.
젊은 세대의 제철 음식 즐기기는 당분간 계속될 듯하다. 다양한 품종은 계속 개발될 것이다. 식품업계, 푸드 크리에이터의 동기는 각각 달라도 최선을 다해 새로운 계절 음식을 알릴 것이다. 소비자에게도 좋은 일이다. 이유가 뭐든 제철 음식은 맛있고 저렴하니까. 여름이 가고 가을이 오면 또 다른 제철 음식들이 SNS 피드와 쇼핑몰 배너를 가득 채울 것 같다.
김소라 요기요 마케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