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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고검서 수사관에 조선도 휘두른 남성

입력 | 2021-08-10 03:00:00

車로 정문 돌진후 청사 침입
‘전두환 재판’ 열리는 법원 가려한듯




9일 오전 9시 44분경 광주 동구 지산동의 광주고검 정문. 전모 씨(48)의 흰색 아반떼 승용차가 2중으로 된 차량 진입 차단봉을 뚫고 안으로 돌진했다.

전 씨는 타고 온 차량을 본관 앞에 세운 뒤 1층 중앙 현관으로 달려갔다. 정문을 지키던 방호원 A 씨가 “무슨 일이냐”며 제지하자 72cm 길이의 조선도를 꺼내 위협하며 “판사실이 어디냐”며 윽박질렀다.

놀란 A 씨가 머뭇거리자 곧바로 엘리베이터로 뛰어가 8층까지 올라갔다. 엘리베이터에서 내린 전 씨는 유리 방호문을 강제로 열고 복도까지 침입했다.

때마침 차장검사실에서 결재를 마친 이모 수사관(53)이 복도를 걸어가고 있었고 전 씨는 이 씨를 향해 조선도를 마구잡이로 휘둘렀다. 이 수사관은 흉기에 베인 채로 전 씨를 붙잡아 넘어뜨렸고 다른 직원들이 달려와 전 씨를 제압한 뒤 경찰에 신고했다. 이 수사관은 옆구리와 등에 큰 상처를 입고 조선대병원으로 옮겨져 수술을 받았다.

경찰 조사 결과 전 씨는 검찰 직원들과 몸싸움을 하는 과정에서 횡설수설하며 “사법제도가 엉망이다”라고 소리를 지른 것으로 알려졌다. 전 씨는 이날 아침 일찍 거주지인 경남 함안을 출발해 광주까지 자신의 차를 타고 왔으며 원래 전두환 전 대통령의 재판이 열리는 광주지법으로 가려 했던 것으로 보인다.

전 씨는 경찰에서 범행 동기 등에 대해 묵비권을 행사하고 있다. 광주동부경찰서는 전 씨에 대해 특수상해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다.



광주=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