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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검증” 당안팎 거센 공세… 尹측 “중도확장팀 신설, 스피킹 훈련”

입력 | 2021-08-10 03:00:00

원희룡 “적폐수사 책임 회피 비겁”… 채이배 “말 실수하곤 맨날 수습”
尹측, 朴대통령 구속 적폐수사엔 “법집행 과정 가슴 아픈일” 원칙 대응
잇단 말 실수엔 오류 수정팀 운영… 40여명 규모 정책자문단 오늘 발표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열린 서울시 강북권 원외당협위원장 간담회에서 윤석열 대통령 예비후보가 발언을 하고 있다. 안철민 기자 acm08@donga.com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국민의힘에 입당하자마자 경쟁 대선 주자들의 검증 공세와 중도 확장 행보에 대한 부정적 평가가 잇따르면서 야권에선 “이제 정치인으로서 본격적인 시험대에 올랐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윤 전 총장은 최근 대폭 보강한 정무팀의 조언을 바탕으로 “검증 이슈는 과감하게 정면 돌파하고, 국민과의 공감 능력 부족에 대한 지적은 확실하게 수정해 나간다”는 투트랙 전략을 세웠다.

○ 거세지는 당내 주자들 공세

국민의힘 당내에선 윤 전 총장이 당장 직면한 3대 난관으로 △잇단 발언 논란 등으로 노출된 공감·소통 능력 문제 △국민의힘 입당으로 부각된 호남 및 중도 확장 문제 △박근혜 전 대통령을 비롯한 이른바 ‘적폐 수사’에 대한 입장 문제 등이 꼽히고 있다.

국민의힘 대선 주자인 원희룡 전 제주도지사는 9일 적폐 수사와 관련해 “어떤 사람은 (박 전 대통령을) ‘내가 구속한 게 아니다’라고 하는데, 책임 회피하거나 책임 축소하는 건 비겁하다”고 비판했다. 또 그는 “(당의) 살림을 키우는 데는 관심과 능력이 없어 물려받을 재산 싸움만 하는 모양새가 되는 게 아닌지 매우 유감스럽다”며 “정책은 안 만들고 계파를 만들고, 과거의 어둠을 지금 다시 드리우려고 하는 것이냐”고 맹비난했다.

홍준표 의원도 “윤 전 총장이 서울중앙지검장 재직 시절 이끌었던 적폐 청산 수사로 200명 이상이 구속되고 900명 이상이 조사받았다. 윤 전 총장은 보수 우파를 궤멸시킨 주범”이라고 했다.

윤석열 캠프의 영입 대상이었던 호남 및 국민의당 출신의 채이배 전 의원은 이날 CBS 라디오에서 “애초 그분이 공정과 상식이라는 것을 모토로 내세우셨는데 행보들을 보면 말실수도 굉장히 자주, 비상식적인 언행을 보여주시고 맨날 수습한다”고 비판했다.

이런 공격과 비판이 이어지는 가운데 6, 7일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의 여야 차기 대선 주자 적합도 여론조사에서 윤 전 총장의 지지율은 한 주 만에 4%포인트 급락하기도 했다(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 중도 확장 위한 ‘국민공감팀’ 신설

윤석열 캠프는 적폐 수사 관련 비판 등 경쟁 주자들의 검증 공세엔 원칙적 입장을 내세워 정면 돌파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캠프 종합상황실 총괄실장인 국민의힘 장제원 의원은 “‘법을 집행하고 수호하는 검찰의 입장에서 수사 과정 중 가슴 아픈 일이 있었던 것은 안타깝게 생각한다’는 것이 기본 입장”이라고 말했다. 또 호남과 중도, 청년층으로의 외연 확장을 위해 캠프 내에 ‘국민공감팀’ 신설을 추진하고 있다.

현직 의원 영입 과정에서 일었던 줄 세우기 논란이나 ‘당 행사 불참 종용’ 논란 등 정무적 돌발 문제와 관련해 캠프 관계자는 비판에 일일이 대응하기보단 문재인 정권 비판에 더 주력할 것”이라고 했다. 특히 캠프는 10일 안상훈 서울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김소영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 윤덕민 전 국립외교원장 등 40여 명의 정책자문단을 발표하며 공약과 정책적 이슈로 지지율 반등을 시도할 계획이다.

잇단 발언 논란을 방지하기 위해 캠프는 ‘레드팀’(메시지 오류를 바로잡는 팀)을 운영하기로 했다. 또 윤 전 총장 개인에 대해선 직설 화법을 고치기 위한 훈련을 실시한다. 캠프 정무실장인 신지호 전 의원은 “윤 전 총장은 굳이 안 해도 될 말을 친절하게 하다가 정확한 표현이 안 되며 손해를 보는 스타일”이라며 “미괄식, 사랑방 화법에서 두괄식, 간단명료한 화법으로 변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장 의원은 “직설적, 서민적, 투박함이라는 장점들은 살리되 정치인으로서 세련된 발언을 할 수 있는 진화 과정을 지켜봐 달라”고 말했다.




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
장관석 기자 jks@donga.com
유성열 기자 ryu@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