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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식 “강백호, 제가 봐도 아주 안 좋아 보였는데 팬들 봤을 땐…”

입력 | 2021-08-10 09:36:00


야구 원로인 김인식 전 대표팀 감독(74)은 2020 도쿄 올림픽 동메달 결정전 중에 강백호(22·kt wiz)가 더그아웃에서 보인 태도를 비판하며 “이런 문제는 코칭스태프나 각 구단에서 교육을 시켜야 되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김 전 감독은 10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 인터뷰에서 패색이 짙어진 8회초 강백호가 더그아웃에 몸을 기댄 채 껌을 질겅질겅 씹으며 멍한 표정으로 경기를 바라본 것과 관련해 “딱 보기에도 안 좋은 건 틀림없다”며 “팬들이 봤을 때는 (우리나라가 도미니카공화국을 상대로 5회말) 역전을 시켜서 이젠 됐구나 하는데, (8회초 도미니카공화국이 다시 점수를 얻어) 크게 역전됐을 때 그런 모양이 보이니까 더 안 좋게 보이는 건 사실이다. 제가 볼 때도 아주 안 좋아 보이더라”고 비판했다.

당시 경기를 지켜본 야구 팬들은 강백호가 경기에서 지더라도 끝까지 진지하게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줬어야 한다고 비판했다. 경기를 중계하던 박찬호 KBS 야구 해설위원도 강백호의 태도에 대해 “지더라도 우리가 보여줘서는 안 되는 모습을 보여주면 안 된다. 계속해서 미친 듯이 파이팅을 해야 한다. 끝까지 가야 한다”라고 말했다.

김 전 감독은 ‘선수의 태도 등 야구계가 위기로 가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 “할 말이 없다”며 “올림픽 가기 전에도 말썽이 났다. 방역 수칙을 안 지키면서 술을 마시는 문제가 생겼다. 또 올림픽 중에 강백호 선수의 행동, 외국인 선수의 대마초 사건, 음주 사건 (등이 터졌다). 계속 교육을 시킬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솜방망이 처벌이 문제를 반복시키고 있다’는 비판에 대해선 “그건 상벌위원회에서 하는 문제”라며 “좀 세게 제재를 가해야 되는 것 아닌가 하는 얘기들을 주위에서 늘 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전 감독은 “(선수들이) 이제부터라도 정신을 차려서 운동장 외적인 곳에서도 상식선에서 일을 해야 된다는 걸 항상 머리에 둬야 한다”라며 “야구 외적인 것부터 하나하나 고쳐 나가야 되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고 밝혔다.

김경문 대표팀 감독은 8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하는 과정에서 강백호의 태도 논란에 대해 “내가 물어보니 강백호가 경기를 이기고 있다가 역전되는 순간 자신의 행동에 대해 모르고 있었다”면서 “선배들과 지도자들이 가르치고 주의를 주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너무 안 좋은 쪽으로 공격당하는 것 같아 마음이 많이 아프다”고 덧붙였다. 강백호는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지 않고 곧바로 공항을 빠져나갔다.

정봉오 동아닷컴 기자 bong08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