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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더나 공급 차질에 접종계획 손질 불가피…AZ ‘플랜B’로 뜰까

입력 | 2021-08-10 10:35:00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이 9일 충북 청주시 오송읍 질병관리청에서 코로나19 백신 도입 및 접종계획을 브리핑을 하고 있다. 왼쪽은 권덕철 보건복지부 장관. 2021.8.9/뉴스1 © News1

8월 공급 예정이던 모더나 사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물량이 절반 이하로 줄어들면서 정부의 접종 계획에 비상등이 켜졌다.

백신 수급 우려에 일각에서는 50세 이상만 접종하고 있는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을 플랜 B로 활용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온다.

권덕철 보건복지부 장관(범정부 백신도입 TF 팀장)은 9일 정례브리핑에서 “모더나사에서 생산 관련 실험실 문제 여파로 8월 계획된 공급 물량 850만회분의 절반 이하 물량이 공급될 예정임을 우리 측에 알려왔다”고 밝혔다.

모더나의 생산관련 이슈는 앞서 지난 7월에도 있었다. 정부는 50대 후반 연령층 접종 백신을 모더나로 예정했으나, 모더나사의 공급 불안 문제가 생기면서 이들 접종 백신을 화이자로 변경한 바 있다.

© News1

그러나 이번에는 대체할 백신 물량도 여의치 않다. 화이자 백신이 주단위로 조금씩 들어오고 있긴 하지만 18~49세 연령층 접종 대상은 1526만4000명으로, 50대 연령층 690만6000명보다 2배 이상 많은 숫자다. 정부는 현재 접종 중인 mRNA(화이자·모더나) 백신 접종 간격을 4주에서 6주로 늘리는 궁여지책까지 꺼냈다.

또 다른 백신인 노바백스는 허가 단계부터 지연되면서 연내 도입이 사실상 물 건너 가는 분위기다. 얀센 백신도 구체적인 공급 계획이 없는 상황이다.

이재갑 한림대학교 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전날(9일)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AZ백신을 왜 50대 이상으로 제한을 해놨나. 모더나 부족 상황에서 교차접종 할 수 있었으면 보완 카드가 됐을 것”이라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AZ백신은 지난 2월말 국내 백신 접종이 고위험군 등 우선접종 대상으로 시작될 때 사용된 주력 백신이다. 그러나 혈소판 감소성 혈전증(TTS) 부작용 논란이 지속적으로 제기됐고, 예방접종전문위원회는 결국 AZ백신 사용을 만 50세 이상으로 제한했다.

AZ 백신이 TTS 부작용 논란으로 국민 신뢰도가 mRNA 백신보다 떨어지긴 하지만, 실제 국내에서 TTS 인정 사례는 3건(사망 1건, 중증 2건)에 불과하다. AZ백신을 1차 접종한 누적 인원이 1050만5003명(10일 0시 기준)에 비하면 매우 낮은 확률인 셈이다.

국내 도입 예정인 AZ백신 직계약 물량은 2000만회분으로 현재까지 1355만7000회분 도입이 완료돼, 644만3000회분 정도 추가 도입될 예정이다. 여기에 백신공동구매 국제기구인 코백스 퍼실리티 물량도 일부 남아있다. 60~74세 연령층 2차 접종 물량을 제외하고, 교차 접종 등에 활용하면 40대까지는 접종을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AZ백신은 국내 SK바이오사이언스 안동공장에서 생산되고 있어 모더나 백신과 같은 공급 차질 우려도 덜하다. 접종 간격도 기존 12주에서 8주로 조정되면서 정부의 9월말 1차 접종 70%(3600만명), 11월 접종 완료 계획 달성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전날 브리핑에서 “AZ 백신은 허가 범위가 18세 이상으로 허가가 나있어 허가 범위 내에서 언제든지 접종이 가능하다”면서도 “유행상황과 백신 수급상황을 고려하고, 이상반응을 고려해 예방접종전문위원회에서는 50세 이상을 권고하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이런 상황들이 변동이 가능하면 그런 상황에 맞게 접종 연령에 대한 접종계획을 전문가 자문, 예방접종 심의위원회를 거쳐서 검토할 수 있는 범위다”며 “수급 상황과 유행 상황을 지속적으로 보겠다”고 덧붙였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