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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링컨이 남중국해 지적하자… 中 “미국이야말로 평화 위협”

입력 | 2021-08-10 14:48:00

© News1


미국과 중국이 남중국해 문제로 유엔 무대에서 정면으로 충돌했다.

9일(현지 시간) 로이터와 AP통신 등에 따르면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이날 해양 안보를 주제로 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원격회의에서 중국을 겨냥해 남중국해 문제를 거론했다. 블링컨 장관은 “남중국해에서, 또는 여느 해상에서 발생하는 갈등은 안보와 무역에 심각한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며 중국의 영유권 주장을 비판했다.

블링컨 장관은 “우리는 해상에서 선박 간의 위험한 조우와 불법적인 영유권 주장을 밀어붙이기 위한 도발적 행동을 봐 왔다”면서 “자신의 해양 자원에 합법적으로 접근하려는 다른 나라들을 위협하거나 괴롭히는 행동에 대해 우려한다”고 했다.

그는 이어 “(중국이) 이처럼 해상 규율을 무시하는 행위에 대해 아무런 처벌을 받지 않는다면, 모든 곳에서 불안정성이 더 커지게 될 것”이라며 중국의 도발적인 해상 활동에 대한 제재를 촉구했다. 그는 중국의 남중국해 영유권 주장이 법적 근거가 없다고 판단한 2016년 국제상설재판소(PCA) 판결도 거론하면서 중국을 압박했다.

미국의 지적에 중국도 즉시 반격했다. 다이빙 중국 주유엔 차석대사는 “미국이야말로 남중국해의 평화와 안보에 가장 큰 위협이 됐다”며 미국을 정조준했다. 다이 차석대사는 “미국은 독단적으로 군함과 비행기를 남중국해에 보내 도발하고 공공연하게 지역 국가들을 이간질시키고 있다”며 미국의 주장에 대해 “완전히 정치적 동기를 가진 것”이라고 비난했다.

다이 차석대사는 국제상설재판소 판결에 대해서는 “유효하지 않고 구속력도 없다”면서 “사실을 판단하는데 분명한 오류가 있었다”고 평가절하했다. 그는 남중국해 상황이 안정적이라면서 중국은 동남아 국가들과 해상 부문에서의 행동 수칙에 대한 합의를 이루려 한다고 밝혔다.

안보리 의장국을 맡아 이날 회의를 주재한 인도의 나렌드라 모디 총리는 “모든 나라의 공통된 유산인 세계 해양이 다양한 위협에 직면해 있다”며 해적 활동과 테러리즘, 무역장벽, 기후변화, 자연 재해 등을 지목했다.


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