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경기도지사와 이낙연 전 대표. (서울=뉴스1) 국회사진취재단
더불어민주당 대선 주자들이 ‘네거티브 휴전’에 합의했지만 여전히 서로를 향한 날선 공방은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양강 구도’의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이낙연 전 대표 간 갈등의 골이 깊어진 상황에서 군소후보들까지 참전하며 오히려 전세가 확장되고 있다는 관측이다.
이 전 대표 측은 10일 이 지사의 ‘도지사직 유지’ 논란에 대한 공격을 이어갔다. 이낙연 캠프 상황본부장인 최인호 의원은 이날 CBS 라디오에서 “사실에 기초한 자질 검증은 당연히 있어야 한다”며 “개인의 공약을 위해서 도의 혈세를 사적으로 쓴 거 아니냐는 문제제기는 얼마든지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네거티브가 아닌 검증이라는 주장이다.
최 의원은 최근 당 선거관리위원회가 문제가 없다고 결론 내린 경기도 산하기관 직원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활동도 언급하며 “도청에 있는 여러 인력이나 자원이나 인프라를 개인의 대권을 위해서 사유화한 대표적인 사례”라고 덧붙였다.
군소 후보들도 존재감 부각을 위해 ‘이-이’ 간 공방의 틈을 파고들고 있다. 김두관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이낙연 후보는 누구 편이냐”며 “노무현 대변인하다 노무현 탄핵에 가담하고 당 지도부 반대에도 4대강 사업 관련 예산을 통과시켜 이명박 정부를 지원하고, 촛불정부 총리를 3년이나 하고나서 이명박 박근혜를 사면시키라 했다”고 날을 세웠다. 박용진 의원은 강원도청에서 브리핑을 열고 “조폭 논쟁이 났을 때 민심은 아연실색했다. 같이 죽자는 것이나 다름없다”며 양 진영의 공동 책임이라고 비판했다.
정세균 전 총리 등이 주장하는 당 내 후보 검증단 설치도 어려울 전망이다. 이상민 당 선거관리위원장은 KBS라디오에서 “자칫 잘못하면 (검증단 설치로) 후보들을 보호하는 게 아니라 오히려 해를 입힐 수도 있다”며 “당헌·당규에 없던 것을 경선 과정에 만드는 것은 고도의 전략적 판단이 필요한 일”이라고 했다.
허동준 기자 hungr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