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서울시장이 10일 서울 중구 시청 브리핑룸에서 8.15 집회 관련 서울시 입장발표를 하고 있다. 2021.8.10/뉴스1
보수 및 진보단체들이 광복절 연휴인 14~16일 서울 도심에서 대규모 집회를 강행할 방침인 가운데 서울시와 행정안전부, 경찰의 수장이 잇따라 강경 대응을 예고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10일 온라인 브리핑에서 “이번 광복절 연휴에 불법 집회가 강행될 경우 주최자와 참여자를 감염병예방법 위반으로 고발할 것”이라며 “정치적 의사 표현의 자유는 보장되어야 하지만 그 자유가 다른 사람들에게 해가 되고 공공의 이익에 위협이 된다면 때로는 제한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전해철 행안부 장관도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점검회의에서 “매우 엄중한 현 상황을 고려하여 집회 자제를 강력히 요청 드리고 만약 방역 수칙에 반하는 위법한 집회를 강행하는 경우에는 정부는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김창룡 경찰청장은 9일 “불법 집회나 행사를 강행하면 차벽과 철제펜스를 배치해 집결 단계부터 적극 제지하고 차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은 도심에서 5차례 불법 집회를 주최한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양경수 위원장에 대한 영장실질심사가 11일 오전 10시 반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다는 일정이 알려지자 “탄압을 중단하라”며 반발했다. 민노총은 10일 기자회견을 열어 “코로나19 대규모 확산과 집회와의 인과관계가 없는데도 양 위원장에게 영장을 청구한 것은 자가당착”이라고 주장했다.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담임목사가 대표로 있는 국민혁명당은 14~16일 ‘1000만 국민 1인 걷기 대회’를 열어 참가자들 간에 2m 간격을 두고 서울역에서 세종문화회관까지 행진하겠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수십m 간격을 둔 공동 목적의 1인 시위는 미신고 불법 집회라고 판단한 법원 판례가 있다. 국민혁명당의 행진 방식은 ‘변형 1인 시위’ 형태를 띈 불법 집회로 볼 수 있어 엄격하게 대응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권기범 기자 kaki@donga.com
강승현 기자 byhuma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