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안심창조밸리
9일 대구시 동구 안심창조밸리 산책로에서 관광객들이 활짝 핀 연꽃을 바라보고 있다. 연꽃은 이달 말까지 장관을 이룰 것으로 보인다. 대구 동구 제공
“이 넓은 연꽃 산책길이 전국적인 관광 명소가 되지 않을까요.”
9일 오후 대구 동구 안심3동 안심창조밸리에서 만난 김순애 씨(64·여)는 눈앞에 펼쳐진 연밭을 바라보며 감탄사를 연발했다. 면적 1.1km²에 달하는 연밭을 어른 키만큼 자란 연꽃이 가득 메우고 있었다. 이따금 불어오는 산들바람에 널찍하게 자란 연잎이 넘실거리며 초록빛 장관을 연출했다. 인근 대구선 철로를 따라 지나는 열차가 울리는 경적도 감성적이었다. 만개 철을 맞은 연꽃은 순백색에 분홍빛을 머금은 봉오리를 터뜨린 채 방문객을 맞이했다.
이곳은 전국 최대의 연근재배단지로 유명하다. 한때 전국 생산 면적 대비 70%를 점유할 정도였고 현재도 40%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드넓은 밭에서는 매년 여름 연꽃이 만개하며 화려한 볼거리를 제공했다. 하지만 대구지역 외곽에 있고 주변에 산책로가 변변치 않아 알고 찾아오는 관광객은 드물었다. 이 때문에 ‘비밀의 정원’이라는 별칭이 붙었다. 대구선 금강역이 2013년 운영을 중지하면서 발길은 더욱 줄었다. 주변 동호지구와 신서혁신도시가 들어서면서 점점 낡은 공간으로 전락했다. 급기야 습지 내 쓰레기 방치 문제로 수질 악화 문제가 발생했다.
전망대에서 북쪽으로 올라가다 보면 옛 보행터널을 이용해 만든 연 갤러리가 있다. 내부에는 트릭 아트와 연 관련 다양한 예술작품이 전시돼 있는데 지하시설이라 한여름에도 시원하다. 비닐하우스 연 생태관은 늪에서 자라고 있는 다양한 연을 가까이서 볼 수 있다.
금강역은 이곳의 랜드마크다. 역 광장에 새마을호 폐열차 2량을 개조해 레일 카페를 만들었다. 반야월 연꽃마을 협동조합이 2017년 문을 열어 운영하고 있다. 하절기에는 주말 평균 600여 명이 찾는다. 조합원들이 직접 개발한 ‘연잎 라떼’도 맛볼 수 있다. 카페 종업원 이진영 씨(54·여)는 “최근 안심창조밸리 조성사업이 마무리되고 산책로가 생기면서 손님이 예전보다 30% 이상 늘었다. 만개한 연꽃을 보기 위해 관광객들이 많이 찾고 있다”고 전했다.
역 광장 한편에서는 지역 특산품인 연 관련 가공식품과 농산물을 판매해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하고 있다. 서훈열 반야월 연꽃마을 협동조합 이사장은 “다른 지방자치단체의 견학 문의가 끊이지 않고 있다. 전국적인 명소로 만들기 위해 동구와 협력해 지역 특색이 묻어난 신상품을 개발하고 이벤트를 마련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