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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에 날아간 日거장 구사마의 ‘호박’, 바다에 둥둥

입력 | 2021-08-10 22:23:00


세계적인 팝 아트 작가인 구사마 야요이(草間彌生·92)의 대형 조각 ‘호박’이 9호 태풍 루핏의 영향으로 바다에 빠져 파손됐다.

마이니치신문에 따르면 일본 가가와현 세토내해의 예술섬 나오시마 선착장에 놓여 있던 예술작품 ‘호박’이 9일 오전 10시 30분쯤 태풍의 영향으로 바다에 떠내려갔다. 이 작품은 나오시마의 상징과 같은 존재다. 노란 호박을 모티브로 한 것으로 높이 2m, 폭 2.5m의 강화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졌다.

작품을 소유한 베네세홀딩스는 “작품을 관리하는 직원이 강풍을 우려해 순찰하던 중 작품이 바다에 빠진 것을 발견했다”며 “태풍으로 바람과 파도가 거세지면서 작품의 고정 틀이 빠져 바다로 떠내려갔다”고 밝혔다. 작품은 곧 회수됐지만 몇 번이나 부두에 부딪히면서 세 덩어리로 쪼개져 파손됐다.

베네세홀딩스는 “태풍 진로 예측으로 나오시마에 큰 영향이 없다고 판단해 작품을 철거하지 않았던 것이 파손으로 연결되어 매우 유감스럽다”며 “복구가 가능할지 판단할 것”이라고 했다.

낙오된 섬이었던 나오시마는 예술가와 건축가들의 협업으로 ‘현대 예술의 섬’으로 탈바꿈했다. 크지 않은 섬 곳곳에 현대미술의 한 획을 그은 거장들의 갤러리와 설치미술이 놓여져 있어 관광객이 끊이질 않는다.


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