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달새 40원 넘게 올라 1149.8원 금융시장 불확실성에 달러자산 선호… 외국인 7월 코스피 5조 매도도 한몫 “美긴축 당겨지면 1180원까지 상승”, 일각 “한은 금리인상 땐 상승 제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과 미국의 조기 긴축 우려 등이 겹치면서 지난달 원-달러 환율 변동 폭이 1년 1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달러 강세 여파로 두 달 새 40원 넘게 상승(원화 가치 하락)한 원-달러 환율이 1180원까지 오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10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평균 환율 변동 폭(전일 대비)은 4.3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6월(6.3원) 이후 13개월 만에 가장 큰 변동 폭이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5.5원 오른 1149.8원에 마감했다. 환율은 오후 한때 1150원을 넘어서기도 했다. 6월 1일(1105.9원)과 비교하면 두 달 만에 40원 넘게 급등한 것이다.
미국 중앙은행의 ‘매파(통화긴축 선호)’ 인사들이 잇달아 조속한 테이퍼링(자산 매입 축소)을 촉구하면서 달러 강세에 따른 원-달러 환율 상승 압력은 더 커지고 있다. 9일(현지 시간) 래피얼 보스틱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고용 증가세가 한두 달 더 계속되면 중앙은행은 테이퍼링에 나서야 한다”며 “과거보다 더 짧은 기간 내에 테이퍼링을 완료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에릭 로즌그렌 보스턴 연준 총재 역시 “가을에 테이퍼링을 시작할 수 있다”고 했다. 지난달 미국의 일자리는 94만3000개 늘어 시장 전망치를 웃돌았다.
시장에선 당분간 달러화 강세가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시중은행 외환운용팀 관계자는 “미국의 긴축 일정이 올해 안으로 앞당겨지면 원-달러 환율은 1180원까지 상승할 수 있다”며 “이달 말 미국 잭슨홀 미팅(연례 경제정책 심포지엄) 등에서 나오는 내용에 따라 방향성이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위원은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테이퍼링 관련 일정이 구체화될 것”이라며 “그 전까지 달러화 강세가 계속되고 원-달러 환율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다만 4분기(10∼12월)에는 원-달러 환율 상승이 주춤하거나 하락세로 전환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전문위원은 “테이퍼링 영향은 이미 환율에 반영돼 있고 국내 수출 호조세가 계속되면 환율 추가 상승 폭이 제한될 수 있다”고 했다. 여기에 한국은행이 기준금리 인상에 나서고 델타 변이 확산세가 진정되면 원화 약세가 이어지기 힘들다는 분석도 제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