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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정부 북핵협상’ 총괄했던 이도훈, 尹캠프로

입력 | 2021-08-11 03:00:00

대북 접근법 놓고 정의용과 마찰
여권선 野주자 캠프 합류에 당혹




문재인 정부에서 2차례 북-미 정상회담 실무 협상에 깊숙이 관여한 이도훈 전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59·사진)이 윤석열 캠프에 깜짝 합류해 눈길이 쏠리고 있다.

북핵 문제를 총괄하며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에 핵심적인 역할을 한 이 전 본부장이 반문(반문재인) 기치를 내걸고 출마한 윤 전 총장 캠프에 전격 합류하자 여권에서는 당혹스러운 분위기도 감지됐다.

이 전 본부장은 10일 윤 전 총장 캠프가 공개한 정책자문 전문가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캠프 외교안보통일분과 간사인 윤덕민 전 국립외교원장은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이 전 본부장은 문재인 정권에서 북한 비핵화를 위해 노력했지만 자신의 의사와 다르게 상황이 악화된 것에 대해 좌절감을 느꼈던 것 같다”며 “허물어진 외교를 어찌해서든 정상화시켜야 한다는 생각으로 최근 한두 달 사이 캠프에 들어오기로 결정했다”고 전했다.

외무고시 19회인 이 전 본부장은 현 정부의 초대 본부장으로 발탁돼 북핵 수석대표로 2018년 싱가포르, 2019년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 실무 협상 과정에서 한미 간 협의를 주도했다. 하지만 정의용 외교부 장관 임명 직전인 지난해 12월 본부장에서 물러난 뒤 올해 3월 발표된 춘계 공관장 인사에서 배제된 채 옷을 벗었다.

복수의 소식통은 정 장관의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시절부터 대북 접근법을 놓고 충돌하는 등 정 장관과 불편한 관계였던 이 전 본부장이 청와대의 눈 밖에 난 것이라고 전했다.



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