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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1000만원 마통” 이낙연 “전 국민 주치의” 정세균 “학교위 아파트”

입력 | 2021-08-11 03:00:00

與대선주자들 정책 경쟁




‘네거티브 휴전’을 선언한 더불어민주당 대선 주자들이 10일 일제히 복지와 금융, 부동산 정책 공약을 쏟아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전 국민에게 최대 1000만 원의 ‘마이너스 통장’을 제공하겠다고 밝혔고, 이낙연 전 대표는 국민 모두가 주치의를 갖게 한다는 ‘전 국민 주치의제’를 발표했다. 정세균 전 국무총리는 도심지 학교 건물 위로 임대주택을 짓겠다는 일종의 ‘주학(住學)복합’ 아파트 방안을 제시했다.

여권 관계자는 “11일 TV 토론을 앞두고 후보들이 다시 정책 레이스를 이어가는 모습”이라며 “신상 등에 대한 네거티브 자제 요구가 당 안팎에서 이어지고 있는 만큼 상대적으로 공약을 둘러싼 검증이 더 날카로워질 것”이라고 했다.

○ 이재명 “전 국민 1000만 원 마이너스 통장”

이 지사는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전 국민 누구나 최대 1000만 원의 대출을 장기간 저리로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앞서 발표한 ‘기본소득’과 ‘기본주택’에 이은 ‘기본금융’은 이 지사의 정책 브랜드인 ‘기본 시리즈’의 세 번째 공약이다.

이 지사는 연 1조 원의 예산으로 전 국민에게 최대 1000만 원을 10∼20년간 우대금리보다 조금 높은 수준인 3% 전후(현재 기준)로 대출해 준다고 밝혔다. 우선 20, 30대 청년부터 시작해 전 국민으로 확대하겠다는 목표다. 이 지사는 1000만 원 한도에 대해 “능력이 되는데 1000만 원을 안 갚고 신용불량을 감수할 수 있나”라며 “도덕적 해이가 불가능한 금액”이라고 설명했다. 금융당국과 업계 반발이 클 것이라는 우려에 대해서 “사채 하는 사람은 저를 잡아먹으려 할 것”이라며 “공격을 각오하고 있다”고 했다.

○ 이낙연 “전 국민 주치의제”

이 전 대표는 자신의 정책 브랜드인 ‘신복지’ 제도의 일환으로 ‘전 국민 주치의 제도’를 발표하며 맞불을 놨다. 전 국민이 집 주변의 동네 병원 등 1차 의료기관에 전담 의사를 등록해 질병과 건강상태를 관리받게 한다는 구상이다. 이를 통해 의료서비스 격차로 인한 국민 건강 불평등을 해소할 수 있다는 목표다.

이 전 대표는 이날 서울 여의도 선거캠프에서 녹색소비자연대 등 시민단체와 대한가정의학회 등이 함께 설립한 ‘주치의제도 범국민운동본부’와 정책협약식을 하고 “과거 대통령에게만 있던 주치의를 모든 국민으로 확대하는 것”이라며 “과다 진료와 과다 청구를 막고 고령화 시대에 발생할 수 있는 국민건강보험 재정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이라고 밝혔다.

이 전 대표 측은 먼저 전 국민의 1∼2%가 참여하는 규모로 시작해 10년간의 시범사업을 거쳐 전국적으로 확대하겠다고도 밝혔다. 이를 위한 특별법 제정 및 관련법 개정과 보건복지부 내 1차보건의료정책국 신설 등의 계획도 함께 발표했다.

○ 정세균 “집값 2017년 수준으로”

정 전 총리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앞서 발표한 280만 채 부동산 공급물량의 청사진을 제시했다. 정 전 총리는 “주택 가격을 2017년 수준으로 되돌리겠다”며 문재인 대통령 취임 이전 수준으로 집값을 잡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전체 공급물량 280만 채 중 130만 채는 공공임대주택 100만 채와 공공분양주택 30만 채, 150만 채는 민간 분양으로 공급하겠다고 했다.

도심지 내 학교 부지에도 임대주택 20만 채를 공급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용적률을 높여서 1∼5층은 학교로 운영하고, 6층 이상은 주거 시설로 만들어 ‘주상복합’이 아닌 ‘주학복합’ 아파트를 짓겠다는 것. 다만 일각에서는 ‘초품아(초등학교를 품은 아파트)’가 아닌 ‘초위아(초등학교 위에 아파트)’, ‘학부모 기숙사’냐는 비판도 나왔다.

이날 이어진 여권 후보들의 ‘정책 대결 레이스’의 현실 가능성에는 여전히 의문이 제기된다. 구체적인 재원 마련 방안도 없이 시장에 맡겨놨던 기능을 모두 국가 기능으로 돌린다는 것이 사실상 임기 내에 불가능하다는 지적이다.



최혜령 기자 herstor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