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무력도발 가능성은?
군은 10일 한미 연합훈련의 사전연습 격인 위기관리참모훈련(CMST) 일정이 시작되자마자 북한이 한미 훈련을 맹비난한 뒤 군 통신선 등 남북 연락 채널마저 불통이 되자 군사적 도발로 이어질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은 이날 담화에서 “우리는 이미 강대강 선대선의 원칙에서 미국을 상대할 것이라는 것을 명백히 밝혔다”며 “미국의 군사적 위협에 대처하기 위한 절대적인 억제력, 즉 우리를 반대하는 어떤 군사적 행동에도 신속히 대응할 수 있는 국가방위력과 강력한 선제타격 능력을 보다 강화해 나가는 데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여정이 이날 담화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위임에 따른 것”이라며 김 위원장의 직접 지시로 낸 것임을 분명히 한 만큼 실제 행동에 나설 수도 있다는 게 군의 판단이다. 특히 담화에서 “강력한 선제타격 능력”을 강조했다는 점에서 연합훈련 기간 이를 입증할 무력시위를 강행할 소지가 적지 않다고 군은 보고 있다.
지난해와 올해 열병식에서 공개한 신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의 사출시험을 하거나 관련 준비 정황을 노출시킬 수도 있다. 2019년에 발사한 북극성-3형보다 탄두중량·사거리가 긴 SLBM의 완성을 시사하는 이벤트를 연출할 수 있다는 것.
김 위원장이 연초에 개최된 8차 노동당 대회에서 지시한 극초음속 무기와 전술핵 개발이 상당 수준으로 진척됐음을 과시하는 증거를 보여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군 소식통은 “이번 연합훈련은 실기동 없이 컴퓨터 시뮬레이션으로만 진행되는 점에서 북한이 간보기성 도발 유혹을 더 느낄 것”이라며 “서울 등 수도권을 겨냥한 방사포를 증강 배치하거나 포문을 개방해 긴장 고조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