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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자로 할 수 있는 재택알바”…중고생 노리는 신종 스팸 수법

입력 | 2021-08-11 16:43:00

방송통신위원회 제공© 뉴스1


“하루 문자 할당량으로 할 수 있는 재택알바 추천드립니다. 하루에 5000원, 주급으론 5만 원씩 벌 수 있습니다.”

최근 중고등학생들을 대상으로 아르바이트를 가장해 불법 문자 전송을 유도하는 신종 스팸 수법이 발견돼 당국이 경고에 나섰다.

11일 방송통신위원회와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에 따르면 지난달 수상한 스팸 문자를 받았다는 한 시민의 신고를 받고 조사하다 발신인이 고등학생 A 군이라는 사실을 인지했다. A 군이 보낸 문자에는 특정 주식 종목을 홍보하는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으로 연결되는 인터넷주소(링크)가 담겨 있었다.

A 군을 조사하니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에 올라온 ‘문자알바’ 게시글을 보고 신종 스팸 세력에게 연락했다고 했다. 이들은 불특정 다수의 휴대전화 번호와 메시지 내용을 전달했고 A 군은 지시에 따라 하루 최대 500건의 스팸 문자를 발송했다. 신원을 숨기기 위해 보안성이 높은 텔레그램을 주로 이용하기 때문에 ‘텔레그램 문자알바’로 불린다.

이 일당은 다수의 중고교생을 섭외해 ‘주급 5만 원’ ‘친구 섭외 시 추가 5000원’ 등의 조건을 제시하며 유혹해 스팸 문자를 발송하도록 했다. A 군은 조사 과정에서 “친구들 사이에선 이미 소문이 난 상황”이라며 “문자만 보내면 돼 법적으로 문제가 없는 줄 알았다”고 진술했다.

정보통신망법 등에 따르면 수신자가 원하지 않는 불법 스팸 문자를 직접 전송하면 최대 3000만 원 이하의 과태료를 물어야 한다. 불법 대출이나 도박, 불법 의약품 등의 광고성 정보를 포함한 경우 1년 이하의 징역 등 형사처벌을 받을 수 있다.

방통위와 KISA는 신종 스팸 세력의 실체를 파악하기 위해 경찰 등 관계기관에 수사를 의뢰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지민구 기자 waru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