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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시 ‘지개∼남산 민자도로’ 운전자 안전대책은 미흡

입력 | 2021-08-12 03:00:00

[현장속으로]경남도청-창원시청 등 시가지 관통… 접근성 높이고 교통량 분산 효과
과속단속 카메라 등 안전시설 없고, 진입로에 갈림길 등 도로구조 복잡
초보 운전자들에겐 사고 위험 높아



지개∼남산 민자도로에서 북면 신도시로 빠져나가는 국도 79호선 2차로가 정체되는 현장. 최창환 기자 oldbay77@donga.com


11일 오전 8시 경남 창원시 지개∼남산 민자도로 지개 방향 500m 지점. 자욱하게 낀 안개에 급커브길이 나오자, 핸들을 잡은 기자의 손에 힘이 들어갔다. ‘안개 잦은 곳, 절대감속’이라는 표지판과 미끄럼방지용 도로포장이 되어 있었지만 과속 단속 카메라 등 안전운행 유도 시설은 없었다.

왕복 4차로인 지개∼남산 민자도로는 지난달 30일 개통됐다. 경남 창원시 외곽인 북면신도시에서 경남도청과 창원시청 등 중심 시가지를 관통하는 5.4km 구간에 건설됐다. 접근성을 높이고 도심 교통량 분산 효과를 내고 있다. 하지만 교통 안전시설은 제대로 갖추고 있지 않아 “수익을 우선시하는 민자도로의 한계를 벗어나지 못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 민자도로는 창원시가 현대산업개발 컨소시엄을 유치해 건설했다. 총 사업비는 2029억 원. 시행사가 향후 30년간 통행료(1100∼2200원)를 받아 사업비를 충당할 예정이다.

본보 취재진이 도로 개통 직후인 2일부터 11일까지 수차례 운행해본 결과 곳곳에서 안전에 문제점이 드러났다. 첫날인 2일 오전 7시 20분경 경남도청에서 출발해 북면 감계신도시로 향했다. 취재진이 왕복 4차로 국도 25호선 대체 우회도로를 타고 약 3.4km를 달리자 왼쪽은 지개∼남산 민자도로, 오른쪽은 밀양·진영 방향 국도 25호선의 갈림길이 나왔다. 지개∼남산 민자도로 진입로를 들어가자마자 갈림길이 또 나왔다. 직진하면 지개∼남산 민자도로, 오른쪽은 창원역과 마산회원구청 방향 국도 25호선이다. 지리에 서툴거나 초보 운전자들은 헷갈리는 복잡한 도로 구조였다.

지개∼남산 민자도로 용전 요금소와 구룡터널을 지나 접속도로를 통해 국도 79호선으로 북면 감계신도시까지의 총 소요 시간은 16분 남짓. 종전의 도계동과 서동 등 혼잡한 창원 시가지 도로를 이용할 때 걸린 30∼40분에 비해 절반 가까이 단축된 셈이다. 도로 개통 효과는 분명히 있었다.

그러나 개선해야 할 문제점이 수두룩하다. 지개∼남산 민자도로 양방향 모두 가파른 곡선 구간이 많은데다 터널과 상습 안개 발생 구간이 많지만 과속 단속 카메라는 없다. 이 민자도로와 국도 25호선 대체 우회도로, 국도 25호선 등 3개 도로가 합쳐지는 지점도 복잡하게 얽혀 있는데다, 합류 지점 도로가 짧고 곡선 형태이기 때문에 교통사고가 빈번할 우려가 높다. 또한 도로를 개설하며 생긴 절개지 보강도 아직 끝나지 않아 집중호우에 경사면의 토사와 바위들이 도로로 쏟아질 우려도 높다.

민자도로와 연결되는 국도 79호선의 정체현상도 도로 개설 효과를 반감시키는 문제점으로 꼽힌다. 북면 신도시로 빠져나가는 국도 79호선 2차로는 퇴근시간과 휴일에 교통량이 집중되는 정체 구간이다. 1∼2분이면 통과할 거리가 10∼30분 걸리기 일쑤다. 국도 79호선의 접속도로가 1차로인데다 좌회전 지하차도다. 이 지하차도에서는 마금산온천 방향 국도 79호선으로 진입하기 위해 북면과 북창원IC에서 몰려나오는 차량과 엉키면서 정체가 더욱 심해진다. 인구가 급증하고 있는 북면 주민들이 창원시에 이 같은 불합리한 도로 구조를 개선해 줄 것을 꾸준히 요구하고 있는 이유다.

창원시는 “과속 단속 카메라 설치는 민자도로의 수익성과 연관된 민감한 사안이지만 교통사고 예방 차원에서 경찰과 협의해 단속 카메라를 곳곳에 설치하고 연결도로의 정체 문제도 해결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도로교통공단 울산경남지부 김우섭 교수는 “민자도로의 특성상 사업비 절감을 위해 일부 구간은 다소 위험하게 선형이 결정된 것으로 보인다”며 “도로 이용자의 안전을 지키는 시설을 서둘러 설치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창환 기자 oldbay7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