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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년만에 영화가 현실이 된 메이저리그 ‘꿈의 구장’

입력 | 2021-08-12 03:00:00

촬영지 옥수수밭에 경기장 설치
내일 화이트삭스-양키스 경기 치러



미국 아이오와주 다이어스빌 옥수수 밭에 만들어진 ‘꿈의 구장’. 영화에 나왔던 이 야구장에서 13일 실제 메이저리그 경기가 열린다. 사진 출처 MLB네트워크 인스타그램


“야구장을 지으면 그들이 올 것이다(If you build it, they will come).”

1989년 개봉한 영화 ‘꿈의 구장(Field of Dreams)’을 상징하는 대사다. 이 영화에서 레이 킨셀라(케빈 코스트너 분)는 자신이 가꾸던 옥수수 밭에서 이런 계시를 듣고 야구장을 만들기 시작한다. 그러자 1919년 월드시리즈 승부 조작 사건인 ‘블랙삭스 스캔들’에 연루됐던 시카고 화이트삭스 선수들이 야구장에 나타났다.

이로부터 32년이 지난 올해 저 대사가 현실이 됐다. 이 영화 촬영지 미국 아이오와주 다이어스빌 옥수수 밭에서 13일 실제로 메이저리그(MLB) 경기를 치르기 때문이다. 화이트삭스가 안방 팀이 되어 뉴욕 양키스를 상대한다. 이 경기 선발로 화이트삭스는 카를로스 로돈(29), 양키스는 앤드루 히니(30)를 선발로 예고했다.

MLB 사무국은 이 경기를 앞두고 화이트삭스가 1919년 당시 안방 구장으로 썼던 코미스키 파크를 본떠 8000석 규모로 임시 경기장을 지었다. 이 경기는 와이오와주에서 처음 열리는 메이저리그 경기이기도 하다. 아이오와주에는 시카고 컵스 산하 트리플A 팀인 아이오와 컵스가 자리하고 있지만 메이저리그 팀은 없다.

화이트삭스 마무리투수 리엄 헨드릭스는 “이 경기를 상상만 해도 신이 난다”면서 “이 구장에서 첫 홈런을 내준 투수가 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MLB 사무국은 원래 지난해 이 ‘꿈의 구장’ 경기를 치를 예정이었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사태 때문에 올해로 일정을 미뤘다. 두 팀은 이날 경기를 치른 뒤 하루를 쉬고 화이트삭스 안방구장 개런티드 레이트 필드로 옮겨 2연전을 치른다.



황규인 기자 kin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