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車-광주시 등 출자한 GGM… 경형 SUV 차량 D2C 판매 추진 노조-오프라인 판매 종사자 반발… 국내 이벤트성 온라인 판매만 진행 소비자들은 본격 도입에 긍정적… 일부선 “고가제품 특성 고려해야”
현대자동차와 광주광역시 등이 출자한 광주글로벌모터스(GGM)에서 생산되는 차량의 온라인 판매 여부에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자동차도 온라인 쇼핑몰에서 장바구니에 담는 시대가 열릴 것이란 관측과 함께 소비자들이 수천만 원짜리 제품을 온라인에서 선뜻 구매하기는 어려울 것이란 반론이 동시에 나오고 있다.
11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 등은 GGM이 생산하는 경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AX1을 D2C(Direct To Consumer·소비자 직거래)로 판매하기로 하고 노조 측에 알렸다.
현대차 측은 “AX1의 D2C 판매를 진행할 예정이며 노조와 충분히 협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AX1 외 다른 차는 D2C 판매를 검토하지 않는다는 게 현대차의 입장이다. 현대차 단체협약에는 ‘차량 판매 방식은 노동조합과 협의한다’는 조항이 있지만 이를 어디까지 적용할 수 있을지를 두고는 노사 간 해석이 엇갈리고 있다. 사측은 이 조항이 위탁생산 제품에는 적용되지 않는다는 전제하에 알렸다는 생각이지만 노조 측은 AX1도 현대차 브랜드로 출시되는 만큼 단협 적용 대상이라는 입장이다.
AX1 온라인 판매가 시작되면 국내 자동차 업계의 본격 온라인 판매 시대가 열린다. 국내 완성차 업체는 아직 온라인을 제대로 활용하지 않고 있다. 한정된 기간 동안 제한된 수량에 대해 이벤트성으로 진행한 정도다. 현대차, 기아는 온라인 판매가 없고 한국GM이 미국 수입 스포츠카 ‘카마로’를 온라인에서 결제까지 받고 있다.
해외에선 온라인 채널 판매가 활발하다. 현대차는 미국 시장 판매량의 10% 이상이 온라인 판매 플랫폼 ‘클릭 투 바이(click to buy)’로 진행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 플랫폼을 통한 소비자 유입이 늘어나면서 현대차 판매를 중개하는 미국 딜러들의 만족도도 높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호주에서는 온라인을 통해 차량 계약, 결제가 가능하지만 판매사원들도 계약과 차량 인도 과정에 관여해 수익을 낼 수 있도록 시스템이 구축돼 있다.
자동차 업계가 온라인 판매에 조심스러운 건 노조, 대리점주 등 판매 종사자들의 반발이 커서다. 판매직 노조 등은 온라인 판매가 늘면 결과적으로 일자리를 위협할 것이라고 보면서 자동차 온라인 판매에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올해 3월 기아는 전용 전기차 ‘EV6’의 사전예약을 100% 온라인으로만 받으려다 노조의 반대에 온·오프라인 병행으로 진행했다.
이건혁 기자 g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