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송파구 잠실의 아파트 단지. 2021.8.9/뉴스1 © News1
2023년부터 모든 취득세가 사실상 ‘실거래가’로 과세해 시세 ‘70~80%’ 공시가격을 적용받아 온 아파트 증여도 타격을 입게 됐다. 최근 서울 아파트 증여가 급증한 것도 절세효과의 유효기간을 의식했다는 얘기가 나온다.
전문가들은 실거래가와 공시가격의 과세차익이 크기 때문에 내년 말이 임박할수록 ‘절세용’ 아파트 증여는 더욱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12일 부동산업계와 정부 관계자 등에 따르면 행정안전부는 전날 ‘2021년 지방세입 관계법률 개정안’(지방세법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과세표준이란 세율을 적용할 과세대상의 책정가격이다. 과세표준이 1억원이고 취득세율이 4%라면 취득세는 400만원이다.
현행법상 취득세의 과세표준은 매매 등 유상으로 부동산 등을 취득하는 경우 신고가액과 시가표준액(공시가격) 중 높은 금액을, 증여·상속 등 무상취득 시엔 공시가격이다.
앞으로 개정안이 적용되면 2023년부터 매매 등 유상취득분의 취득세는 취득한 가격인 실거래가를, 증여 등 무상취득은 시장가치를 반영한 ‘시가인정액’을 과세표준으로 책정된다.
시가인정액은 해당 아파트의 최근 매매가 있었다면 해당 거래가나 인근 비교단지의 실거래가, 감정가 등이 기준이라 사실상 실거래가와 같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앞으로 집값이 더 오르고, 송파 등 강남권 아파트가격을 고려한다면 무시 못 할 수준”이라고 했다.
일각에선 최근 서울 다주택자의 아파트 증여가 급증한 것도 4월 이후 꾸준히 오른 아파트값 상승세를 지켜보다 종합부동산세와 양도세, 취득세 등의 중과를 피하기 위해 조기 증여를 선택했을 것으로 분석했다.
이를테면 지난 6월 서울 아파트 증여는 전월보다 1.3배 증가한 1698건이었다. 고가 아파트가 몰린 송파구는 전월대비 7.7배 늘어난 629건, 강남구는 1.7배 늘어난 298건을 기록했다. 특히 송파·강남구의 증여건수는 서울 전체 증여건수의 55%에 달한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양도세가 떨어지지 않는 이상 버티기에 나설 강남권 다주택자는 집값이 오를수록 증여를 고민하게 될 것”이라며 “공시가격이 오르는 내년보단 연내, 실거래가가 적용되는 2023년보단 내년이 절세효과가 높기 때문에, 서울의 증여물량은 앞으로도 뚜렷한 증가세를 보일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