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밤중 골목에서 여성 혼자 운전하고 있는 차량을 발견한 남성이 난데없이 쫓아와 태워달라고 하는 블랙박스 영상이 공개됐다.
유튜브 채널 ‘한문철 TV’가 10일 공개한 영상에 따르면, 이 일은 지난 4일 밤 8시경 일어났다. 제보 여성 A 씨가 골목에 세워뒀던 차를 출발 시켜 천천히 가던 중 길가에 서 있던 20대 남자와 눈이 마주쳤다. 출발 전 물건을 찾느라 실내등을 켜 놓은 상태여서 밖에서도 운전자의 얼굴이 보이는 상황이었다.
A 씨가 남자를 지나쳐 가고 있는데 갑자기 해당 남성이 전력으로 뛰어 쫓아오기 시작했다.
A 씨는 “차 문을 미친 듯이 두들기며 멈춰 세웠다. 처음에는 제가 행인과 부딪혔나 생각이 들어 차를 멈추고 죄송하다고 했는데, 문을 열라고 해서 창문을 내렸더니 ‘나 너무 더워, 탈거야. 나 힘들어’라는 말을 하면서 계속 차 문을 열려고 시도했다”고 떠올렸다.
이어 “순간 머릿속이 하얘져서 신고해야 한다는 생각도 못 하고 이 상황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일념으로 큰길로 진입해 벗어났다”라고 설명했다.
A 씨는 “정신을 차리고 경찰에 연락을 취했더니 폭행당한 게 아니고, 차가 부서진 것이 아니라 폭행죄나 재물손괴죄 적용이 불가하다고 한다”며 “신고할 방법 없을지?”라고 물었다.
한문철 변호사는 “경범죄 처벌법 3조 19호(불안감 조성)에 따라 범칙금 5만 원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 조항은 ‘정당한 이유 없이 길을 막거나 시비를 걸거나 주위에 모여들거나 뒤따르거나 몹시 거칠게 겁을 주는 말이나 행동으로 다른 사람을 불안하게 하거나 귀찮고 불쾌하게’ 할 경우 처벌이 가능하도록 하고 있다.
다만 한 변호사는 “남자는 이미 가버렸으므로 얼굴만 갖고는 현실적으로는 찾기가 어려울 것”이라면서 “이런 때를 대비해 가능하면 문을 잠그시고, 누가 두들겨도 창문을 조금만 내리시라. 날이 더우니 별사람이 다 있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박태근 동아닷컴 기자 pt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