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공원에 마련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임시선별진료소에서 시민들이 검사를 받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2021.8.12/뉴스1 © News1
연일 코로나19 일일 확진자 수가 2000명을 넘나들면서 현재의 방역체계가 한계에 다다랐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하루 확진자가 2000명을 넘고 최악의 경우 3000명~4000명이 나올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되면서 그간 방역당국의 코로나19 대응방식인 ‘신속한 검사(Test)- 추적(Trace)-치료(Treat)’를 뜻하는 3T 전략으로는 효과적으로 통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정부는 여전히 기존 거리두기 4단계는 유지한 채 일부 조치를 강화하는 것을 고심하고 있다. 이에 전문가들은 지금의 코로나19 상황을 ‘중대 고비’ ‘새로운 국면’이라고 지적하면서 방역대응의 ‘대전환’을 앞다투어 주장하고 있다. 특히 지금의 상승세를 꺾으려면 효과 면에서는 봉쇄(셧다운)만한 게 없다며 이것이 아니라면 재택 근무 강제 등의 특단의 조치가 있어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봉쇄조치는 코로나19가 발생한 특정 도시에서 다른 곳으로의 확산을 막기 위해 한 도시 자체의 통행을 막는 것에서부터 가족 대표만 생필품 구입 등을 위해 외출을 허용하고 모든 시민들의 집밖 출입을 막는 외출금지령까지 포함한 최고 강도의 방역전략이다.
하지만 수도권에 사회적 거리두기 최고 단계인 4단계를 한달이 넘게 적용하고도 확진자가 줄지 않고 도리어 늘어나는 데 대해 정부의 방역 조치가 너무 미흡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계속해서 나오고 있다.
박영준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 역학조사팀장은 지난 11일 정례 백브리핑에서 “추가 전파를 최소화하기 위해 거리 두기와 개인 위생수칙 이행력을 높이는 전략을 보완하겠다. 가장 큰 효과는 거리두기 단계를 강화하는 것이지만, 사회경제적 피해로 인해 바로 적용하기 어려워 고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방역당국은 변이 유행으로 인한 돌파감염 사례를 막기 위해 감염 고위험군인 요양병원 방역을 다시 강화하기로 했다. 박 팀장은 “앞으로 추가로 강화할 수 있는 방역조치를 지속 검토하고 있다”면서 “구체적으로 개인 위생수칙 이행력을 높이는 전략, 신속한 검사(Test)와 추적(Trace)·치료(Treat)를 뜻하는 3T 전략, 예방접종 전략, 홍보 방안 등을 보완하겠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이들 조치가 효과를 발휘할 지 미지수로 본다. 이미 하고 있는 정책일 뿐 아니라 감염이 요양병원 뿐 아니라 사업장, 실내체육시설, 교회 등 다양한 데서 이뤄지고 있고 감염경로가 불확실한 경우의 비중도 매우 크기 때문이다.
김 교수는 “남아있는 가장 강력한 조치는 봉쇄인데 이것이 효과가 있는 것은 맞다. 국민 백신 접종이 광범하게 이뤄지기 전의 시기에 선진국은 코로나19가 심각해지면 봉쇄로 맞서고 확진자가 줄면 다시 약간 풀면서 버텼다. 전세계가 겪은 진리같은 통제방법인데 정부는 이를 쓸 생각이 없는 것 같다”고 했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효과 면에서 가장 좋은 것은 봉쇄인 것은 사실이다. 짧게 2주 정도 봉쇄만 해도 효과를 보일 것”이라면서도 “정부 계획에는 없는 것 같아 뭐라 더 말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봉쇄가 아니면 재택근무라도 강제성을 띄게 하는 좀더 강력한 대책이 필요하다. 개인간 접촉이 이번 유행의 특징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적절한 보상을 해준다는 전제하에 카페는 배달로만 전환하고 식당도 6시 이후 배달만 하는 등 다중 이용시설에 대한 강한 통제가 필요하다. 그리고 마트 종사자들에 대한 선제 검사 등 핀셋 방역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우주 교수는 “정부가 봉쇄같은 초강력 조치를 취하지는 않으면서도 그에 준하는 조치를 국민은 지켜주기를 바라는 ‘힌트’가 11일 나왔다”고 말했다. 광복절 연휴에는 집에 머물러 달라는 대국민 캠페인이나 정부 고위 당국자들의 집에 머물러 달라는 호소가 결국 봉쇄의 한 정책인 외출금지령과 유사한 것이라는 의미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