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에 따른 해수욕장 일시폐장 조치 이틀째인 11일 오후 부산 송정해수욕장에서 서퍼들이 파도를 타고 있다. 부산=김화영기자 run@donga.com
전날인 10일부터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에 돌입한 부산 7개 해수욕장에 22일까지 ‘일시 폐장’ 조치가 내려진 상황에서 이를 의아하게 여기는 이들이 많다. 이 같은 ‘바다 입수’가 위법이 아닌 터라 방역 지침상 통제 방법이 없는 가운데 역설적이게도 코로나19로 서퍼들은 더 신이 난 모습이었다.
예년보다 서핑구역이 훨씬 넓어진 까닭이다. 여태껏 구덕포와 죽도공원을 잇는 1.2㎞ 해변 중 구덕포 쪽 120m 구간에서만 서핑이 가능했다. 전체 공간 중 10%만 쓸 수 있어 서퍼들은 ‘가두리 양식장’이라고 핀잔하기도 했다. 바로 옆 160m의 육군 군 휴양소 공간을 더 쓸 수 있게 됐다. 코로나19 탓에 육군이 휴양소를 운영하지 않게 됐기 때문이다.

특히 ‘일시폐장’ 조치로 튜브를 이용하는 가족과 연인 단위 물놀이객의 발길이 끊기면서 서퍼들은 파라솔 구역 등의 공간까지 더 활용할 수 있게 됐다. 일시폐장 조치 첫째 날인 10일 하루 송정해수욕장을 찾은 방문객 수는 2만 6600명이었으며, 이날은 2만 5100명이었다.
‘일시폐장’ 조치가 시행 중이니 ‘해수욕장 운영을 중단해야 하는 것 아닌가’ 하고 여기는 이들이 대다수다. 하지만 폐장이 입수 자체를 금지하는 조처가 아니라는 게 방역당국의 설명이다.
부산시 해양레저관광과 관계자는 “구체적으로 ‘개장’의 뜻은 해수욕장에 파라솔과 튜브, 샤워시설 등 편의시설을 배치하는 것이다. 이에 ‘폐장’은 이 편의시설 철수를 의미하며 개인적인 물놀이를 막을 근거가 지자체에는 없다”고 설명했다. 개인적으로 물놀이 기구를 가져와 부산 7개 해수욕장에서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얼마든 즐길 수 있다는 것이다.
바다에 입수한 상태서 물리적인 거리두기가 불가능하며, 마스크를 벗는 것도 저지할 수 없다고도 설명했다. 김 팀장은 “마스크를 끼고 서핑을 하다 떨어져 입수하게 될 경우 더 위험할 수 있다”며 이유를 설명했다.
부산=김화영 기자 r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