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전남 장성군 동화면 육군포병학교 훈련장에서 열린 변이중 화차 발사 시연회에서 승자총통이 불꽃을 내뿜으며 탄환을 발사하고 있다. 동아일보DB
전남 장성 출신인 망암 변이중 선생(1546∼1611)은 조선 선조 때 임진왜란의 3대 발명품 중 하나인 화차(火車)를 발명한 문인이다. 화차는 기동성과 화력이 탁월한 병기였다. 화차 외부를 견고한 목재로 둘러싸고 쇠로 수레에 장갑을 씌웠다. 4면에 40개의 총구를 만들어 40발을 연이어 발사할 수 있게 했다. 개인화기인 승자총통을 각 총구에 장치한 후 심지를 연결해 발포하는 방식이다. 장성에서 화차 300대를 만들어 그중 40대를 배편으로 행주산성에서 분투하고 있는 권율 장군에게 보내 행주대첩을 승리로 이끄는 데 힘을 보탰다.
임진왜란의 비밀병기였던 화차는 망암 선생 서거 400주년이던 2011년 복원돼 일반에 공개됐다. 당시 상무대 육군포병학교 훈련장에서 열린 화차 시연 행사 중 정면에 장착된 14개의 승자총통을 두 번 발사해 300m 전방의 목표물을 정확히 명중시켰다. 현대 무기인 다연장 로켓포와 같은 강력한 화력을 뽐내 참석자들을 놀라게 했다.
이후 복원된 화차는 육군포병학교 역사관과 봉암서원 전시관에 전시돼 왔지만 공간이 협소해 일반인에게 공개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봉암서원은 망암의 학문과 덕행을 기리고 후학을 양성하기 위해 호남 유림이 조선 숙종 때 세운 서원이다.
유두석 장성군수는 “망암 선생의 화차는 선조들이 나라를 사랑하는 마음과 우수한 기술력을 확인할 수 있는 중요한 사료”라며 “전시관이 건립되면 장성을 빛내는 또 하나의 훌륭한 역사문화 자원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