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더 탐지확률 낮추는 핵심 기술 작년 개발 마쳐… 시제기 적용 예정
9일 경남 사천시 한국항공우주산업(KAI) 고정익동에서 한국형전투기 보라매(KF-21) 시제기 출고식이 열리고 있다. 2021.4.9. 사천=청와대사진기자단
올해 4월 시제1호기가 공개된 첫 국산 전투기 ‘KF-21 보라매’가 스텔스 성능을 일부 갖출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국내 스텔스 도료 개발이 완료됐고 성능이 입증돼 KF-21 양산 전 이를 적용해 보겠다는 것이다.
10일 관련 소식통에 따르면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한 민간업체에 위탁 연구용역을 맡긴 전파흡수 기능을 갖춘 도료(RAM 페인트)가 지난해 개발이 완료됐고 이어진 평가에서 성능을 인정받았다. 소식통은 “(도료 기술을) 적용하는 단계에 있다”고 전했다. 지상시험을 거쳐 내년 7월부터 4년간 2200여회의 비행시험에 들어가는 KF-21 개발 과정에서 도료를 시제기에 입혀 성능을 검증할 예정이라는 것.
동체 표면에 바르는 도료는 내부 무장창과 적외선 방출억제 엔진과 더불어 스텔스기의 핵심 기술이다. 당초 당국이 도료 국내개발에 나선 것도 기술유출 등을 이유로 해외 도입이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당국에선 이 국내개발 도료가 적 레이더에 탐지될 가능성을 줄이는 ‘피탐율’을 크게 감소시킬 것이라 판단하고 있다.
스텔스기로 개발되진 않았지만 F-22와 외형이 유사한 KF-21은 5세대를 제외한 4.5세대 전투기로는 최고 사양을 갖춘 것으로 평가된다. 우리 군은 2028년까지 40대, 2032년까지 모두 120대를 실전 배치할 계획인데 KAI는 향후 미사일을 동체 내부에 탑재하는 내부 무장창도 개발해나갈 방침이다.
KF-21 개발 사업에 참여하는 인도네시아 기술진 33명도 한국 근무를 위한 비자 발급을 대사관에 신청했으며 이달 중 경남 사천 개발현장에 복귀할 예정이다. 당초 인도네시아는 기술자 114명을 파견했으나 지난해 3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여파를 이유로 철수했다. 33명을 시작으로 연내 복귀하는 기술진은 100여 명으로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총 개발비의 20%(1조7338억 원)를 분담하기로 했지만 경제난을 이유로 6044억 원을 내지 않고 있는 인도네시아와의 분담금 협상은 아직 진척이 없다. 계획과 달리 올해 4월 프라보워 수비안토 인도네시아 국방장관 방한 이후 양국 간 대면협상이 코로나19 여파로 한 차례도 이뤄지지 못했기 때문이다.
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