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측, 후보토론 비판중 李탄핵 언급… 李측 “이쯤 되면 막가자는것” 발끈 尹, 李대표에 전화 걸어 “함께 가야”… 李 “사과한건 아니다” 불씨 남겨 입당-캠프 영입 등 양측 앙금 누적, 尹지지 의원들 ‘李비판 성명’ 준비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12일 서울 종로구 대선 캠프에서 열린 전문가 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이날 윤석열 캠프 신지호 정무실장의 ‘탄핵’ 발언에 대해 이 대표가 반발하자 윤 전 총장이 유감을 표시했다. 사진공동취재단
○ ‘탄핵’ 언급에 이준석-윤석열 갈등 최고조
윤석열 캠프 정무실장인 신지호 전 의원은 11일 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당 경선준비위원회가 추진 중인 대선 후보 토론회를 비판하며 “당 대표 결정이라고 해도, 대통령이라고 할지라도 헌법과 법률에 근거하지 않은 것이면 탄핵도 되고 그런 것 아니냐”고 했다.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4일 국회에서 열린 당 회의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그러나 이 대표는 이날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윤 전 총장이) 유감을 표명하거나 사과를 한 건 아니다. 대선후보 토론회 참석 여부를 물었지만 명확한 답을 듣지 못했다”고 했다. 윤 전 총장 측의 토론회 참석을 재차 압박하며 갈등의 불씨를 남긴 것이다.
○ 李-尹 누적된 갈등, 또 터질 수도
문제는 폭발한 양측의 갈등이 윤 전 총장의 대선 출마 선언(6월 29일) 전후부터 누적돼 왔다는 점이다. 당시 이 대표는 “경선버스는 8월 예정대로 출발할 것”이라며 끊임없이 윤 전 총장의 입당을 압박했고, 윤 전 총장은 “중도, 이탈한 진보 세력까지 아울러 압도적 정권교체를 하겠다. 입당 여부를 신중히 결정하겠다”며 신경전을 벌였다.
특히 윤 전 총장이 7월 말 국민의힘 인사들을 대거 영입해 캠프를 확대하자 이 대표는 캠프 합류 인사들에 대해 “싹 징계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지난달 25일 이 대표와 윤 전 총장이 ‘맥주 회동’을 통해 입당을 조율하면서 화합하는 듯했지만 윤 전 총장이 이 대표가 없는 사이 전격 입당하며 갈등은 재점화됐다. 여기에 경준위의 월권 논란, 윤 전 총장 측의 경준위 행사 보이콧 종용 의혹까지 제기되면서 갈등 국면은 걷잡을 수 없이 커져갔다.
이렇게 누적된 갈등 요인이 많은 탓에 충돌은 언제든 다시 일어날 수도 있다. 특히 윤 전 총장을 지지하는 의원이 많은 재선 그룹에선 “이 대표가 무리하고 있다는 건 모두가 공감하고 있다”면서 이 대표를 비판하는 성명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기현 원내대표는 이날 경북 상주에 있는 이 대표를 찾아 경준위 권한 문제와 당내 분란에 대해 논의했다.
유성열 기자 ryu@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