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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직연금, 직접 관리해야 하는 이유[조은아의 금퇴공부]

입력 | 2021-08-14 10:00:00


하루하루 바삐 사는 우리들. 은퇴를 대비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은퇴는 언제든 닥칠 수 있으니 미리 준비해야겠죠. 요즘처럼 팍팍한 환경에서 풍요로운 ‘금(金)퇴’를 누리는 이들도 있습니다. 금퇴를 맞으려면 연금도, 투자도, 소비도 다 달라져야 합니다. 바쁜 독자들을 위한 금퇴 준비법을 저서 ‘지금 당장 금퇴 공부’를 토대로 소개합니다.



퇴직연금제도란 근로자가 퇴직할 때 연금이나 일시금으로 퇴직급여를 받을 수 있는 제도입니다. 직장에 1년 이상 다니면 퇴직할 때 받을 수 있도록 법에 정해져 있죠. 연금 형태로는 만 55세가 되어야 받을 수 있습니다.

기존 퇴직금제도는 직장에 1년 이상 다니면 퇴직할 때 퇴직급여를 주는 제도입니다. 그런데 이 제도는 퇴직금을 한꺼번에 받아 써버리는 사람들이 많다 보니 노후 자산을 준비하는 데 도움이 안 된다는 얘기가 많았어요. 그래서 근로자들이 노후자산을 형성할 수 있게끔 제도를 개편한 게 퇴직연금제도라고 보시면 됩니다.


퇴직연금의 종류는 3가지가 있습니다. 확정급여형(DB·Defined Benefit), 확정기여형(DC·Defined Contribution), 개인형 퇴직연금제도(IRP·Individual Retirement Pension)입니다. 우리나라는 가입금액이 DB형, DC형, IRP형 순으로 많아요.

DB형은 회사가 알아서 운용해요. 퇴직할 때 근무기간, 평균임금에 따라 정해진 만큼을 받게 됩니다. 운용 성과도 운용 손실도 모두 회사가 가져가요. DB형 가입자는 안정적이겠지만 회사가 보수적으로 운용하는 편이라 수익이 낮을 수 있습니다.

DC형은 가입자가 스스로 운용합니다. 재원은 회사가 매년 월급 수준으로 산정해 대주고 있죠. 여기선 운용 성과와 손실을 모두 가입자가 책임지기 때문에 DB형에 비해서 안정성은 떨어질 수 있어요. 대신 노련한 가입자라면 퇴직금으로도 재테크를 할 수 있는 거죠.

IRP는 이직하거나 퇴직할 때 받는 퇴직급여를 한꺼번에 넣어 관리할 수 있는 계좌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하지만 수수료는 가입자가 부담하죠. 운용사 중에는 수수료를 면제해주는 곳도 있으니 잘 따져봐야 합니다. IRP는 회사에 고용된 근로자가 아니어도 가입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에요. 자영업자나 퇴직급여제도가 없는 근로자, 공무원, 군인, 교직원 등도 가입할 수 있죠. IRP의 특징은 운용기간에 생긴 수익에 붙는 세금을 퇴직급여를 돌려받을 때 떼인다는 점입니다. 이를 ‘과세이연’이라 합니다. 가입자로선 세금을 나중에 내니 굴릴 수 있는 돈 덩이를 키울 수 있겠죠.




개인적으로 붓는 돈에 대해선 세액공제 혜택이 있습니다. IRP는 연간 1800만 원까지 적립할 수 있습니다. 세액공제 혜택은 급여 수준에 따라 달라요. 연소득이 5500만 원 이하인 가입자라면 700만 원까지 최대 16.5%의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죠. 연금저축이 따로 있다면 연금저축과 IRP를 합해 700만 원까지 세액공제를 받습니다.





Q. 이직할 직장은 매년 임금이 상승하는 호봉제인데 뭐로 가입할까요?

A. 보통 호봉제에서 직급이 낮으면 연봉이 많이 오르니 DB형이 유리합니다. 하지만 고위직이거나 임금피크제가 얼마 남지 않았다면 DC형이 유리합니다. 보통 임금 상승률이 현재 물가 상승률보다 높으면 DB형이 유리한 편입니다. 지금 물가 상승률이 2%대거든요, 임금상승률이 3%대가 안 된다면 DC형이 더 유리하실 수 있습니다.

Q. 이직을 하면 기존의 제 퇴직연금은 어떻게 되나요?


A. 이직을 하면 그만 둔 회사에선 퇴직연금을 IRP 계좌로 넣어 줘야 합니다. IRP 계좌는 본인이 퇴사 전에 만들어 둬야 하죠. 이 IRP에서 퇴직연금을 계속 굴리시면 됩니다. 웬만하면 중간에 찾지 마시고 IRP에서 계속 운용하시는 게 좋습니다. 새 직장에서는 별도의 계좌에 새롭게 퇴직연금을 쌓아줍니다.

Q. 퇴직연금을 중도에 인출할 수도 있나요?

A. DC형과 IRP형은 이런 예외 요건을 갖추면 됩니다. 무주택자가 자기 명의로 집을 살 때, 실거주 목적으로 전세금을 내야할 때가 대표적이죠. 혹시 본인이나 배우자, 가족들이 병에 걸리거나 다쳐서 요양비를 부담해야 할 때도 가능합니다. DB형은 중간에 받으실 수 없습니다. 또 중도 인출할 때는 퇴직소득세를 내야 하셔야 한다는 점도 잊지 말아야겠습니다.

Q. 우리나라의 평균 퇴직연금 수익률이 얼마나 되나요?


A. 퇴직연금의 최근 5년간 연평균 수익률은 1.77%가량이라고 합니다. 퇴직연금 수익률이 이렇게 낮은 건 아무래도 대부분 DB형으로 운용되고 있는 영향이 큽니다. 공격적인 자산 보다는 안전자산에 투자하는 편이죠. DC형이나 IRP도 안전자산 중심으로 운용되는 편이고요.

※ 다음 편에서는 퇴직연금을 실질적으로 운용하고 계신 분들의 보다 구체적인 궁금증을 담아보려 합니다. 더 궁금한 점이 있는 분은 achim@donga.com으로 질문을 보내주세요.





조은아 기자 ach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