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일보 DB
“차를 잠시 정차했는데 누군가 위협적으로 다가와요. 빨리 와주세요.”
10일 오후 1시 35분경 서울 양천경찰서에 이 같은 112 신고가 들어왔다. 양천경찰서 신월2지구대 대원들이 5분 뒤 신월여의지하도로 인근에 도착했을 때 신고자 A 씨(46)는 이상한 언행을 보였다. A 씨가 차 문을 굳게 잠그고 “내리지 않겠다”며 고집을 부린 것이다. 당시 A 씨는 운전석에 앉아 횡설수설하며 신고를 한 이유를 제대로 설명하지 못했다고 한다.
경찰은 현장을 지켜보던 목격자로부터 “(A 씨가) 술을 마셨거나 약물을 복용한 것 같다”는 취지의 진술을 받았다. 경찰이 음주 측정을 하기 위해 A 씨에게 “창문을 열어달라”, “차에서 내려달라”고 수차례 요구하자 A 씨는 갑자기 차량을 후진시켰다. 이어 지하차도를 빠져나와 목동 방면으로 도주하기 시작했다.
16일 서울양천경찰서에 따르면 경찰은 A 씨를 상대로 음주측정 및 약물 복용여부를 알 수 있는 간이시약검사를 진행했지만 모두 음성 반응이 나왔다고 한다. 하지만 약물 복용이 충분히 의심된다고 보고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A 씨의 모발과 소변 샘플을 보내 검사를 의뢰했다. A 씨는 경찰 조사에서 관련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국과수 검사 결과가 양성으로 나오면 A 씨에게 마약류 관리의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가 추가될 수 있다”고 밝혔다.
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