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내 공인중개사 사무소들이 늘어선 상가. 뉴시스
정부가 공인중개사 시험 방식을 절대평가에서 상대평가로 바꿔 매년 2만 명씩 붙던 공인중개사 합격 인원이 앞으로는 제한될 것으로 보인다. 이미 포화상태인 공인중개사 시장 관리를 강화하기 위해서다. 정부가 이번에 부동산 중개 보수 인하에 착수하면서 기존 공인중개사 반발을 최소화하기 위해 공인중개사 시험의 문턱을 높였다는 분석도 나온다.
16일 국토교통부의 ‘부동산 중개 보수 및 중개서비스 발전 방안’ 토론회 자료 등에 따르면 정부는 현재 개별 과목 40점, 전 과목 평균 60점 이상이면 합격할 수 있는 공인중개사 시험 방식 개선에 착수했다. 시장 수급, 부동산 경기 등을 고려해 매년 적정 선발 예정 인원을 발표하고 고득점자 순으로 합격시키는 방안이 유력하다. 선발 예정 인원은 공인중개사 정책심의위원회에서 결정한다.
정부는 시장 포화를 해소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한국공인중개사협회에 따르면 현재 공인중개사 자격증 보유자는 46만 명을 넘겼고, 개업 공인중개사는 약 12만 명으로 역대 최고 수준이다. 매년 신규 공인중개사는 약 2만 명 가까이 배출돼, 업계 내부에서조차 시험 난이도를 높여 합격자 수를 조절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아울러 정부는 중개법인 설립을 위한 최소 자본금(5000만 원 이상)을 확대하고, 중개법인의 겸업 규정을 개선하는 방안도 함께 검토하고 있다. 중개법인의 업무 영역이 중개, 상담, 분양 대행 등으로 지나치게 좁아 경쟁력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는 판단에 따라 법인을 대형화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정순구 기자 soon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