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문 돕는 콘텐츠 전성시대 김영하 작가 온라인 강의 인기 장강명-박연준은 책으로 펴내 교열 전문가의 실용 팁도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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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이 쓰시면 언젠가 길이 보일 겁니다.”
소설가 김영하는 지난달 20일 선보인 글쓰기 강의에서 이렇게 말했다. 수강 대상은 전업 작가가 아닌, 집필 경험이 별로 없는 평범한 이들. 글을 쓰고는 싶지만 글쓰기에 대한 두려움 탓에 섣불리 문장을 써내려가기 어려운 이들이 펜을 들도록 하겠다는 게 강의 목표다.
최근 자신만의 글을 쓰고 싶어 하는 일반인들이 늘면서 소설가나 에세이 작가들의 작문 강의나 글쓰기 책들이 인기를 끌고 있다. 이에 따라 전문작가뿐 아니라 다양한 직업과 일상의 이야기를 다룬 일반인들의 에세이가 속속 출간되고 있다. 한 문학전문 출판사의 에세이 담당 편집자는 “전업 작가의 글이 아니라도 독자들이 보통 사람들의 인생과 이들의 이야기를 궁금해한다. 직접 글을 써 자신의 사연을 나누려는 욕구도 커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소설가 장강명도 지난해 11월 글쓰기 책 ‘책 한번 써봅시다’(한겨레출판사)를 내놓으며 관련 강연을 유튜브에 올렸다. 이 영상에서 장강명은 “당신도 책을 쓸 수 있으니 도전하라”고 격려한다. 박연준 시인은 지난달 출간한 산문집 ‘쓰는 기분’을 소개하면서 “에세이지만 실용서로 읽힐 수 있도록 구체적이고 친절하게 썼다”고 밝혔다. 책은 시와 산문을 쓰는 작가의 마음과 더불어 평범한 사람들이 좋은 글을 쓰려면 어떤 연습을 해야 하는지를 상세히 소개하고 있다.
작가들의 글쓰기 강의를 들은 일반인이 자신의 책을 낸 사례도 있다. 최훈 씨는 장강명의 유튜브 강연을 보고 올 6월 에세이 ‘나는 아파트 경비원입니다’(정미소)를 펴냈다. 그는 이 책에서 3년간 아파트 경비원으로 근무한 온갖 경험을 솔직히 털어놓았다.
교열 전문가가 쓴 글쓰기 책도 주목받고 있다. 출판사에서 20년 넘게 단행본 교열 업무를 담당한 김정선 씨가 2016년 출간한 ‘내 문장이 그렇게 이상한가요?’(유유)는 10만 부 이상 팔려 지난달 기념 리커버판이 나왔다. 김 씨는 이 책에서 ‘∼적’ ‘∼의’ ‘것’ ‘들’과 같은 군더더기를 최대한 덜어내라는 식의 구체적인 지침을 준다. 문장 끝에 붙이는 ‘∼있다’로 인해 어색해지는 사례들도 정리했다. 독자들은 “긴 글이 아니라도 간단한 보고서를 작성할 때 당장 적용할 수 있는 실용 팁이 유용하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