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부 ‘중개보수 개편안’ 윤곽 집값 6억 이상시 상한 요율 인하 10억 집 보수 최대 500만원 줄어 오늘 토론회… 이달내 최종 확정
앞으로 10억 원짜리 주택을 살 때 내는 부동산 중개수수료(중개보수) 상한액이 현행 900만 원에서 400만∼500만 원으로 줄어드는 등 9억 원 이상 주택의 중개보수가 크게 낮아진다. 다만 전체 주택 매매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6억 원 미만 주택에 대한 중개보수는 현 수준을 유지한다.
국토교통부는 16일 국토연구원이 마련한 이 같은 내용의 ‘부동산 중개보수 및 중개서비스 발전 방안’을 공개했다.
집값이 크게 오르며 중개보수가 높다는 소비자 불만이 커지자 올 2월 국민권익위원회가 개편을 권고한 데 따른 것이다. 정부가 중개보수 개편에 나선 것은 2014년 이후 7년여 만이다.
다만 주택 매매가 6억 원 미만과 보증금 3억 원 미만인 경우 중개보수는 현 수준을 유지하기로 했다.
국토부는 17일 온라인 토론회를 열고 의견을 수렴해 이달 중 최종안을 확정한다. 이날 한국공인중개사협회는 “중개보수 인하를 용납할 수 없다”며 반발해 난항이 예상된다.
집값 폭등에 6억넘는 집 중개료 뒤늦은 인하… 업계 “책임 전가”
부동산 중개수수료 개편안 윤곽○ 6억 원 이상 주택 매매 시 중개보수 낮아진다
현재의 중개보수 기준이 만들어진 2014년 11월 서울 아파트 중위가격은 4억7977만 원이이었지만 지난달 2배 이상인 10억2500만 원으로 뛰었다. 현 정부 출범 당시(2017년 5월 6억635만 원)보다는 1.7배 높아졌다. 당시만 해도 고가 주택으로 꼽혔던 9억 원 이상 아파트가 지금은 서울 아파트의 절반 정도로 늘었다.
이번에 국토부가 제시한 개편 방식은 세 가지로 어느 안이 소비자에게 유리한지는 매매가에 따라 다르다. 예를 들어 12억 원짜리 주택 구입 시 중개보수 상한액은 2안이 720만 원으로 1안, 3안(840만 원)보다 120만 원 저렴하다. 9억 원짜리 주택을 산다면 1안(360만 원)이 2, 3안(450만 원)보다 싸다. 3안은 공인중개업계의 수용 가능성을 중시한 안이라 다른 안보다 저렴한 가격대는 없다.
○ 공인중개업계 “집값 급등 책임 전가” 반발
국토부는 다만 이번에 6억 원 미만 주택 매매 시 요율은 현행 수준으로 유지하기로 했다. 중개 보수 인하에 반대하는 공인중개업계를 어느 정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 이번 개편안에 따라 중개보수가 줄어드는 6억 원 이상 주택은 전체 매매 거래의 14.2%이고, 나머지 85.8%는 6억 원 미만으로 현재와 같은 중개보수를 계속 내야 한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부 교수는 “중개 서비스 품질은 다를 게 없는데 집값이 올랐다고 중개보수를 더 낸다면 누가 납득할 수 있겠냐”며 “정부가 공인중개업계 눈치를 보느라 6억 원 미만 주택에 대한 보수는 건드리지 못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날 한국공인중개사협회는 집값을 올린 건 정부인데, 공인중개사들에게만 일방적인 희생을 강요하고 있다며 크게 반발했다. 협회 측은 “정부의 잘못된 부동산정책에서 기인한 중개보수 개편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 정부와의 협의에 성실히 임해왔지만, 일방적인 중개보수 인하는 결코 용납할 수 없다”며 “협회장의 단식 투쟁을 시작으로 전국 각지에서 시위에 돌입하겠다”고 밝혔다. 협회는 올해 2월 국민권익위원회의 중개보수 개편 권고 이후 정부의 태스크포스(TF) 회의에 7차례 참여했지만, 이번 개편안도 전날 받아 보는 등 의견 수렴 절차가 형식적이었다고 강조했다. 이창무 한양대 도시공학과 교수는 “최근 거래절벽으로 공인중개사 수익이 크게 줄어들다 보니 이런 반발이 나오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호경 기자 kimhk@donga.com
정순구 기자 soon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