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7.3원 급등해 1176.3원 마감 외국인 ‘셀 코리아’에 증시도 출렁
원-달러 환율이 단숨에 1170원을 넘어서며 연중 최고치로 치솟았다. 미국의 조기 긴축 움직임에 달러 강세가 계속된 가운데 외국인이 국내 주식을 팔아치우며 환율 상승 폭을 더 키웠다. 외국인의 ‘셀(sell) 코리아’에 국내 증시도 출렁였다.
17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7.3원 급등한(원화 가치는 하락) 1176.3원에 마감했다. 종가 기준 환율이 1170원을 넘어선 건 지난해 9월 29일(1171.20원) 이후 11개월 만이다. 장중 한때 1179.0원까지 치솟았다. 환율은 9일 이후 5거래일 만에 32원 급등했다.
이는 미국의 테이퍼링(자산 매입 축소)이 임박한 것으로 전망되면서 전 세계적으로 안전자산인 달러 강세 현상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고위 인사들은 경기 회복세가 계속된다면 3개월 내 테이퍼링을 시작하기로 의견을 모으고 있다고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6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WSJ는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테이퍼링 시기를 발표하고 11월 착수할 가능성이 커졌다고 분석했다. 글로벌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도 테이퍼링 발표 시점을 내년 3월로 예상했다가 최근 올해 12월로 앞당겼다.
이슬람 무장 반군 탈레반이 아프가니스탄을 장악했다는 소식도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 김진일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외환시장은 가장 극단적인 견해에 의존해 움직이는 경향이 있다”며 “향후 테이퍼링 시점 발표 전까지 뉴스 하나하나에 반응하며 환율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