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레반, 아프간 점령] 외신-전문가 혹독한 평가 잇따라 “美, 아프간 정부 정치적 안착 예측” 오바마 참모 “설리번 보좌관 경질을”
미국이 철군 이후의 탈레반 움직임과 아프간 정부의 무력한 대응을 제대로 예측하지 못해 결과적으로 아프간을 혼돈 상황으로 만든 것을 두고 책임론이 거세게 일고 있다. ‘베트남전 이후 최악의 정보전 실패’라는 평가 속에 외교안보 고위당국자에 대한 경질론까지 제기됐다.
폭스뉴스는 16일(현지 시간) 지금의 아프간 상황을 미국 ‘정보당국의 실패(intel failure)’로 규정했다. ABC방송도 “백악관은 가장 큰 정보전 실패로 평가되는 상황에 직면했다”고 지적하는 등 외신과 전문가들의 혹독한 평가가 쏟아지고 있다. 정치전문 매체 폴리티코에 따르면 지난달 국방부 당국자들은 의회에 브리핑할 당시 “철군 이후 아프간 정부가 정치적으로 안착할 때까지 공군과 지상 병력이 버텨 줄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놨다. 탈레반의 진격에 따른 아프간 정부 붕괴 시점도 당초 철군 후 1년 6개월로 예측했다가 90일까지 줄었지만 실제 걸린 시간은 철군 후 채 열흘도 되지 않았다.
경고 목소리가 없었던 건 아니다. 스콧 밀러 전 아프간 주둔군 총사령관이 6월 “미군 철수로 아프간 전역의 탈레반이 집결하고 있다”는 평가와 함께 내전 위험을 경고하는 등 전현직 군 당국자들이 잇달아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에서 국가안보회의(NSC) 선임보좌관을 지낸 브렛 브루언은 USA투데이 기고문에서 “설리번 보좌관은 해외 경험 부족으로 아이디어와 실제 집행 간 단절을 낳았다”고 비판하며 그의 경질 필요성을 제기했다.
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